하이엔드 휴대폰시장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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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에, 세계적인 메이저업체들이 잇따라 진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이엔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90년대말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중•저가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리드하던 노키아, 모토로라, 지멘스 등 세계 메이저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개척한 시장이다. 이후 삼성전자가 고급 모델을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을 넓히면서 세계 최강 노키아마저 위협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중•저가 메이저업체들이 하이엔드 시장으로 속속 입성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5위 업체인 소니에릭슨이 하이엔드 시장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노키아(1위)와 모토로라(2위)가 하이엔드 제품군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중저가 브랜드의 대명사인 지멘스(4위)마저 최근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하이엔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멘스의 신임 최고경영자인 로사르 폴리는 지난 2일 하이엔드 제품군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컨버전스 기능을 강조한 하이엔드 제품에 주력해 이익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니에릭슨과 5위 다툼중인 LG전자도 3세대(3G) 휴대폰 등 프리미엄급 제품에 주력, 하이엔드 판매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교세라, 미츠비씨, 산요 등 7∼12위권에 포진한 일본 업체들도 하이엔드 기종의 카메라폰과 3G 휴대폰을 앞세워 하이엔드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는 중이다.

특히 가장 먼저 하이엔드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한 소니에릭슨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반면 중저가에 치중했던 지멘스는 이익률 하락은 물론, 판매량까지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메이저업체들의 하이엔드 제품군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도의 하이엔드 시장에서 메이저업체간 명운을 건 정면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올해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은 전체 시장(6억대)의 30% 정도인 1억8000만대 정도로 추산되며, 삼성전자는 이 시장의 50% 가량인 9000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하이엔드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려는 삼성전자의 방어와,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늘려가는 메이저업체들의 공격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이에 맞서 하이엔드 시장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갈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교체수요와 신규서비스 등으로 하이엔드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사업자 밀착서비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메가픽셀 카메라폰, MP3폰 등 첨단 멀티미디어폰을 전략 제품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