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초과학 연구기반 흔들리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과기부의 R&D 이관 예상 논란과제

 국가 기술혁신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 부처별 연구개발(R&D)사업의 이관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기초과학 연구기반이 흔들린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9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소의 방사성폐기물 관련 연구 △한국과학재단의 기초과학연구지원사업과 인력양성사업 △과학기술부의 일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등이 유관 부처로 이관될 전망이다.

 또 항공우주연구원의 항공, 우주사업 분리방안을 놓고 그 타당성과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들끓기 시작했다. 특히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과기부가 기초과학을 포기하려 한다”는 주장과 함께 기초, 산업기술 연구의 분류 기준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논란의 초점=기초, 산업기술로 분류해 국가 R&D 사업을 부처별로 재조정하는 것이 자칫 기초과학 연구를 멍들게 할 수 있다는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원자력연구소 방사성 폐기물 과제중의 ‘사용후핵연료처리처분’ 기술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장기 원자력 원천 기술연구이어서 타 부처 이관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

 원자력계 한 원로는 “사용후 핵연료처리는 미래형 원자로의 핵연료 주기개발연구이기 때문에 미래 원자로 개발작업과 서로 연계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방사성 폐기물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타 부처)인력들이 상업성만 따지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과학재단 한 관계자도 “기초과학연구지원사업과 인력양성사업 뿐만 아니라 핵심사업인 특정기초연구지원사업까지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으로 넘길 경우 기초과학 육성은 인문계에 치여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며 “차제에 기초과학육성 전담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프론티어 사업 가운데 △지능형 마이크로△차세대 소재성형 △스마트 무인기 △지능로봇 사업단이 산업자원부로 갈 경우 연구목적이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프론티어사업단장은 “프론티어사업은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장기 연구개발사업”이라며 “한창 사업이 진행중일 때 집행 부처가 바뀌면 연구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 및 대책=과학기술계 인사들은 “정부가 이공계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일부 소수의 과학기술 정책 전문가 그룹에 의존해 국가 과학기술혁신체계의 밑그림을 그려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위원장 이성우)도 최근 ‘과기부의 기능개편에 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연구지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과제 이관이 정리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부처 간 이해조정식의 사업 분배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계는 이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체계 추진 과정 공개 △애매한 순수기초 및 목적 기초의 분류기준 재정립 △기초과학 지원의 이공계, 비이공계 분리 △기술, 인력, 시설의 효율적인 연계 검토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한 전문위원은 “부처별 연구개발사업 이관 방안은 기초과학을 더욱 보강하는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이번주 중에 공개될 것”이라며 “국가 R&D관리의 체계를 제대로 갖추도록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etnews.co.kr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

과기부의 R&D 이관 예상 논란과제

소속기관 이관 예상 논란과제(이관부처)

원자력연구소 고준위 폐기물 처리, 사용후 핵연료 처리 연구(이상 산자부)

한국과학재단 기초과학연구지원사업, 인력양성사업,특정기초연구지원사업(이상 재단 사업의 50% 교육부)

과학기술부 지능형 마이크로, 차세대 소재성형, 스마트 무인기, 지능로봇 사업단(산자부)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와 항공분야 연구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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