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무라 겐 도쿄대 교수와 SK텔레콤의 김신배 사장이 3일 서울에서 만났다.
일본 한 교수와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사장의 만남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사카무라 교수가 누구인가. 일본에서 유비쿼터스와 트론을 양 손에 들고 영웅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엔지니어인 그는 지난 1984년 조교수 시절에 트론이라는 실시간 운용체계(RTOS)를 직접 개발했다. 트론은 현재 NTT도코모에서 나오는 휴대폰과 도요타의 자동차, 그리고 ‘메이드 인 재팬’이 들어간 온갖 가전제품에 스며들어(임베디드) 있다. 그의 말마따나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기에 사용되는 OS”인 셈이다.
사카무라 교수는 현재 트론을 더욱 개발하고 확산시키자는 T엔진 포럼 회장이며 SK텔레콤은 T엔진 포럼 회원사다.
둘은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일단 SK텔레콤이 트론을 매체로 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고 이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이란 짐작이 간다. 사카무라 교수는 2일 기자와의 저녁자리에서 “RFID협회 회장이 아닌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을 만난다”고 말했다. “한국은 CEO를 만나면 의사결정이 빠른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슬쩍 재미있는 휴대폰 하나를 보여줬다. RFID를 읽을 수 있는 리더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다. 온갖 사물에 칩이 스며든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리더는 킬러 하드웨어다.
아마 사카무라 교수는 김신배 사장에게 이 휴대폰을 보여줬으리라. 그리고 SK텔레콤 미래 전략에 크든 작든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가 덧붙여졌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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