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이론이 바뀌었다. 절대 진리처럼 옥궤에 모셔져 있었던 블랙홀 이론이 주창자의 입에 의해 다시 바뀌게 됐다. 블랙홀은 한 번 빨려들어간 것은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는 물체를 말한다. 블랙홀 이론은 블랙홀 부근에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이란 영역이 존재하며 한 번 들어간 물질은 이곳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 75년에 주창했다. 그러나 30년이 채 안돼 호킹 박사는 “블랙홀은 일방통행이 아니며 빠져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그동안의 그가 주장해 온 이론은 완전히 뒤집었다. 과거의 오류를 깨끗히 인정한 것이다. 호킹은 새 이론에서 블랙홀은 빨아들인 모든 것을 결코 완전히 파괴하지 않으며 대신 더 긴 시간 방출을 계속한다고 밝혀 궁극적으로 블랙홀 안으로 들어간 정보를 바깥에서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 물리학의 파란이다. 우주물리학의 대부로 알려져 있고 절대진리로 알았던 호킹 박사의 ‘블랙홀 이론’이 하루아침에 오류로 판명나는 일대 사건이다. 하지만 그는 태연하다. 그의 이론에 반박하던 다른 학자와의 내기에서 졌기 때문에 스포츠 관련 책을 내기 상대방에게 선물했다. 상처난 자존심보다 진리가 우선이라는 학자적 양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호킹 박사의 ‘블랙홀 이론’의 반전을 보면서 불변하는 진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실감한다. 사랑, 충성, 우정, 공경 등 만고의 진리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헌신이 따라야 하는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기껏해야 우주왕복선을 타고 지구 근처를 맴도는 수준에 수백, 수천만km 떨어진 우주의 진리를 절대적으로 믿어왔던 것이 쑥스럽다. 뒤늦은 깨달음에 실소마저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진리는 바뀐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증명했다. 때론 절대진리에 앞서 상황적 진리가 우선한다. 산업이 특히 그렇다. 산업사회에서의 진리는 정보사회에서 변화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섬유업체가 산업의 중심이던 때의 진리와 정보관련 업체가 산업의 중심인 사회의 진리는 다르다. 기업이 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사업을 ‘시간의 예술’이라고 한 모양이다.
디지털문화부 이경우차장@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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