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상반기 IT시장 결산](13.끝)유통

 유통부문이야말로 올 상반기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하이마트·전자랜드21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비롯해 홈쇼핑·인터넷쇼핑 등 온라인 업계 모두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15%씩 감소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전체적으로는 14% 가량 늘었지만 이는 휴대폰 증가에 따른 것으로, 가전 부문만 놓고 보면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대리점인 디지털프라자를 40개 이상 새로 출점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내수시장에서 10% 가량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전문점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은 각각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각각 10∼20개씩 매장을 신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전체적으로는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고도 성장기를 구가해온 홈쇼핑 시장은 올 상반기에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대비 10∼15%의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계 1위 업체인 LG홈쇼핑의 경우 1분기 현재 TV홈쇼핑 부문의 매출이 2278억7500만원으로 전년대비 14.5%나 감소하는 등 선발업체의 침체가 특히 눈에 띄었다.

 반면 우리·현대·농수산홈쇼핑 등 후발업체들은 5∼10%의 증가세를 보여 확연한 대조를 보였다.

 공인인증제 실시 등으로 저성장이 우려됐던 인터넷쇼핑 업계는 TV홈쇼핑 시장과 달리 전반적으로 10∼15%의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파크와 LG이숍 등 메이저급 쇼핑몰들이 여전히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CJ몰, H몰 등의 상반기 약진도 눈에 띈다.

 인터파크는 지난 2분기 판매액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1%, 149.0% 증가한 1841억원, 207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LG이숍도 지난 1분기 매출이 1077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PC주변기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신제품의 초기출시 가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기판의 경우 몇년 전만해도 2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10만원대에 불과하다.

 반면, 플래시메모리는 디지털카메라 등의 활성화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으며, 모니터도 LCD 제품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5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무선네트워크 관련 주변기기가 전년 대비 30∼40%씩 신장했다. 신규시장이라는 이점과 함께 센트리노 노트북 판매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불황의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도 갖고 있다. 이달 에어컨 판매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는 데다가 가을철 김치냉장고 판매증가가 예상되고, 디지털TV 전송 규격 확정으로 DTV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올 10월에는 용산 민자역사 내의 전자전문점 ‘스페이스 나인’이 본격 오픈함에 따라 기존 용산 전자상가에 막대한 영향이 예상된다.

 박영하·강병준기자@전자신문, yhpark·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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