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올 상반기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렸던 ‘2004년 벤처캐피탈협회 정기총회’ 모습.
선두 벤처캐피털업체(VC)들 대부분이 올 상반기에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 내용을 보면 투자업체수가 투자규모에 비해 소폭 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등 지독한 ‘쏠림현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스틱아이티투자 등 VC들은 올 상반기 투자를 전년 동기에 비해 최대 470%까지 늘렸다.
이 같은 추세는 올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확대로 보여준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LCD 및 휴대폰 부품 △반도체 △디지털콘텐츠 등 수출 위주 또는 대기업 납품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이고 활발한 투자를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KTB네트워크·한국기술투자·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기업구조조정(CRC) 시장에 적극 진출한 것도 투자규모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부호 전무는 “지난해 조합이 대거 결성돼 올해 투자가 본격화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LCD·휴대폰 등 특정부문에만 투자가 쏠리고 있어 벤처산업간 투자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KTB네트워크(대표 김한섭)의 올 상반기 투자규모는 벤처투자 391억원, CRC투자 720억원 등 총 1111억원으로 전년동기(310억원)에 비해 투자규모가 2배이상 늘었다. 투자업체수는 43개사로 지난해(35개사)에 비해 23% 증가에 그쳤다. 투자액의 대부분인 91%가 IT(279억원)와 디지털콘텐츠(79억원)에 투자됐다.
한국기술투자(대표 박동원)는 상반기에 CRC투자 150억원을 포함 총 513억원의 투자가 이뤄져 전년동기에 비해 400% 이상 늘었다. 투자업체수는 49개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0%이상 증가했다.
벤처투자만 펼치고 있는 스틱아이티투자(대표 도용환)는 상반기 23개 업체에 289억원을 투자해 투자업체 증가율은 약 100%, 투자액은 지난해에 비해 144%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 업체는 올들어 디지털콘텐츠를 비롯해 LCD·휴대폰 부품 등에 투자했다.
LG벤처투자(대표 구본천)의 상반기 중 투자업체수는 9개로 지난해(10개사)에 비해 줄었지만, 투자규모는 116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56%가량 늘었다. 주요 투자분야는 디스플레이 관련 재료 및 부품, 모바일 콘텐츠 등이다.
동원창업투자(대표 김주원)는 올 상반기 15개 업체에 114억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에 비해 투자업체는 50%, 투자액수는 40% 증가세를 보였다. 이 업체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투자를 더욱 늘려 올해 총 3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의 상반기 투자규모는 101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주로 디스플레이·휴대폰부품·바이오 등에 투자했다. 하반기에는 투자를 더욱 늘려, 올해 총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미창업투자(대표 신기천)는 상반기에 IT와 부품소재 부문에 99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동기에 비해 70% 가량 늘렸다. 하지만 올해와 지난해 상반기 투자업체수는 7개로 같았다.
한국아이티벤처투자(대표 유덕)는 올 상반기에 96억원을 투자해 작년(56억원)에 비해 71% 확대됐다. 그러나 투자업체수는 지난해(14개사)에 비해 크게 줄은 6개사에 불과했다.
외국계 벤처캐피털인 소프트뱅크벤처스(대표 문규학)는 상반기에 CRC투자 70억원을 포함한 총 9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의 4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올 상반기 투자대상 업종은 인터넷서비스·솔루션 등이 주를 이뤘으며 하반기에는 통신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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