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인터넷 산업은 포털·호스팅·도메인 등 각각의 영역에서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모든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에 대한 생명주기가 1∼2개월 내로 단축되는가 하면, 특히 포털의 경우 선두권 업체의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도 나타났다. 기업들의 몸집불리기 움직임도 두드러지면서 기업 인수합병(M&A)과 함께 신규 사업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선두 업체와 후발 업체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등 인터넷 업계는 시장 재편으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을 겪었다.
◇종합포털은 몸집 불리기, 전문포털은 명맥 유지=NHN·다음커뮤니케이션·SK커뮤니케이션즈·야후코리아 등 대형 종합포털들은 검색·커뮤니티·메일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싹쓸이에 나섰다. 이에 따라 ‘1인 미디어 돌풍’ ‘메일 용량 확대 경쟁’ ‘지역정보 검색 서비스 강화’ 등이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이처럼 종합 포털업체들이 앞다퉈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서비스 확장에 나선 데는 대기업들의 인터넷 포털 시장 진출에 힘입은 바가 크다. CJ그룹은 플레너스를 인수해 CJ인터넷이란 사명으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고, 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니홈피를 앞세운 싸이월드의 돌풍을 이어가며 유무선 연동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그동안 뚜렷한 쟁점을 찾지 못했던 KTH는 올 하반기 포털시장에서 일으킬 돌풍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기존 포털은 포화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전문 포털들 가운데에는 취업, 디지털카메라, 여성, 문서서식 분야 등이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형성했지만 분야별 2∼3개 정도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선이었다.
◇신규 수익원 확대 시급한 도메인·호스팅=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인식되던 도메인 시장의 침체는 올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특히 닷케이알(.kr) 도메인 등록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도메인 분야가 이제 쇠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다만 도메인만을 전담하는 기업들이 사라지면서 호스팅 서비스 등 유관 사업 영역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양상 등이 나타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호스팅 서비스업계 상황도 대동소이했다. 도메인 업체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호스팅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가비아·오늘과내일·아사달·후이즈 등 선두권 업체들은 쇼핑몰 사업과 인터넷 포털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 성과를 거뒀다. 또 군소 업체들과의 M&A 시도도 활발히 이뤄졌다.
◇e러닝, EBS 수능방송으로 직격탄=정부기관과 대기업의 관심고조로 올해 큰 ‘붐’이 예상됐던 인터넷 기반 온라인교육(e러닝) 시장은 EBS 수능강의라는 복병에 크게 요동쳤다.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EBS를 통해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 지난 4월 시행에 들어가자 온라인 교육업계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정부가 국가 교육 정책의 하나로 온라인 교육을 선택함으로써 관련 산업 성장이 예상됐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가 맞물리면서 일부 선두 기업들의 사례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매출 감소에 시달려야 했다.
다만 공인중계사 등 자격증 교육 사업은 실업난과 맞물려 호황을 누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e러닝 산업 발전법’ 시행과 교육부의 다양한 온라인 교육 사업 등이 예정돼 있어 이 분야가 다시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조장은·윤건일기자@전자신문,jecho·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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