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상반기 IT시장 결산](5)시스템통합(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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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시스템통합(SI)시장은 극심한 IT 경기 침체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정보화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침체 양상을 보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던 △IT아웃소싱 △전자태그(RFID) △웹 서비스 등 신규 IT 분야 수요는 사실상 전무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내놓을 만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등 SI시장은 내우외환 그 자체였다.

 공공 및 민간의 IT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 가운데 △연세대 의료원 ‘u호스피털’ 사업 △국세청 현금영수증 카드시스템 △교보생명 정보계 시스템 △수원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한림대 의료원 차세대 종합의료정보시스템 등 사업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 대형 IT 프로젝트가 추진됐지만 SI 업계 전반에 노정된 프로젝트 기근 현상을 한꺼번에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상반기 SI시장은 ‘빈익빈 부익부’ 차원을 넘어 ‘일방향’ 현상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시기였다.

 실제로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상위 SI 업체들이 공공·금융·사회간접자본(SOC)·의료 등 전 분야에 걸쳐 IT 프로젝트를 독식, 규모 확장을 가속화하며 안정적인 3강 체제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에 반해 국방 및 SOC, 금융 등 특정 분야 전문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KCC정보통신과 동양시스템즈 등 중견·중소 SI업계는 사상 최악의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이는 극심한 프로젝트 기근 현상이 계속되는 동안 안정적인 그룹 계열사 시스템관리(SM) 물량을 확보한 대형 업체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중견·중소업체와의 경계를 허물며 사업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그간 대형 IT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삼성SDS·LG CNS·SK C&C 등과 치열한 각축을 벌이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현대정보기술과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 중견 SI업체들은 계열사 지원이 전무한 상태로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펼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대형 SI기업의 공공기관 프로젝트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전반적인 IT 경기 침체로 IT 프로젝트가 급감, 중견·중소 SI업계의 부진 탈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I업체를 둘러싼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설이 난무하고 국내 SI시장 전체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에도 전반적인 침체 상황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IT 아웃소싱과 금융권 정보화 사업, 정보화전략계획(ISP) 및 업무재설계(BPR)가 진행 혹은 완료된 공공 사업, 대학 및 의료기관 정보화 등이 SI 신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속된 IT 경기 불황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I시장의 장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SI업체 대부분이 매출과 이익 등 양적 성장에 치중하던 과거 관행과 생산성 저하·전문성 부족 등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을 떨치기 위해 내부역량을 강화해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제고, 미래 수익 사업을 발굴·육성하는 쪽으로 중장기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이 같은 내부적인 변화 움직임과 함께 국내 SI산업 환경 자체를 개선하려는 다양한 노력들도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국내 SI시장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계약 관행을 정착시켜 SI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 등 전체 사업 환경을 보완 및 개선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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