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 지원 사업, 겉돈다

 장애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시작된 정보통신 보조기기 및 특수 소프트웨어 보급 지원 사업이 예산 부족과 현실적인 한계 등으로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IT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이면에 가려진 정보화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사업 예산은 해마다 감축해 빈축을 샀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지난달 14일부터 30일까지 전국 8개 지방 체신청을 통해 장애인용 정보통신 보조기기 및 특수소프트웨어보급을 위한 신청을 받았으나 1차 마감 결과 사업 원년인 지난해보다 접수 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체신청 측은 “지난해는 2000여건이 신청됐으나 올해는 30일 현재 800건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충청체신청 측도 “ 300건 정도가 접수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지난해엔 1000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접수 건수 감소는 지난해 지원 대상에 PC가 포함됐으나 올해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5658명의 수혜자 중 PC 보급 건수가 3300여건에 달했고 올해는 PC가 빠진 것에 비하면 접수 건수가 적지 않다”라며 “PC가 보급 품목에서 제외된 것은 PC를 보유하고 실제로 보조기기를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보조기기 지원 관련 사업 예산은 지난해 45억여원에서 올해는 4억원대로 감소해 최종적인 지원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대당 가격이 520만원이나 돼 올해 보급 대상에서 제외된 점자정보단말기는 지난해에 100대 이상이 공급됐다.

 관련 예산도 줄어들 전망이다. 정보문화진흥원 관계자는 “홍보 및 관리비용을 포함해 내년 예산은 총 4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순수 지원 금액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 감소에 따라 체신청별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보통신접근성향상표준화포럼의 한 관계자는 “정작 정보통신 보조기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업추진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 사람이나 일반인에게도 홍보가 돼야만 이 사업의 실효성이 커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인환 장애인정보접근연구센터 소장은 “장애인의 참여 저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본인이 제품 구매 비용의 20%를 부담해야 하는 것 등이 문제”라며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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