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모니터용 LCD 패널 공급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사실상 거의 전 기종에 걸쳐 10∼20달러 수준의 큰 폭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LCD 패널 업체들이 예상해왔던 하반기 가격 하락폭인 10% 선을 뛰어넘는 20∼30%의 수준의 가격 하락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따라 후발 LCD 업체들이 차세대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LCD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예상을 깬 큰 폭의 가격 인하=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 패널 공급가격은 15인치는 10달러선, 17인치 모니터용의 경우 10∼20달러, 그리고 19인치의 경우 20달러 수준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15.4인치 노트북용 와이드 패널 가격도 20달러까지 인하되는 등 타 제품까지 가격 하락이 파급되고 있다.
모니터용 패널은 전체 대형 LCD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 정도로, 패널업체들의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달까지도 보합세를 보여왔다. LCD 패널업체들과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하반기에 모니터용 패널 가격 인하폭을 10% 내외로 예상했으나 불과 한달 만에 4∼7% 가까운 가격 인하가 이루어진 셈이다.
모니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들과 국내업체들 모두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며 “특히 대만의 한 업체의 경우 물량을 우선 받아가고 나중에 가격을 협상하자는 ‘백지수표’형 딜까지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TV용 부진, 모니터용 공급과잉이 원인=이러한 가격 하락은 거의 1년여 동안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모니터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들의 LCD 모니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패널업계는 TV용 수요를 겨냥, 그동안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나 기대만큼 늘지 않아 모니터용 생산량만 늘리게 됐다. 결국 모니터용 패널의 공급과잉이 유발돼 지난 2분기부터 가격 인하가 예상돼왔다.
더욱이 브랜드 기준 세계 1위 모니터 기업인 델이 최근 수익위주로 영업방침을 수정, 가격하락세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델은 당초 3분기에 구매키로 했던 LCD 모니터 구매량을 20%가까이 줄이고 있으며 패널 가격이 인하되더라도 이를 모니터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내부로 흡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델의 전략변경은 경쟁사인 HP 등에도 매출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돌아서게 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 모니터 가격 인하폭이 줄어들면서 소비자의 구매가 줄어드는 효과를 낳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후발업체간 희비 교차= 패널업체 한 관계자는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20% 가까이 하락할 경우 대략 패널업체들의 수익성은 5∼8%가까이 하락하게 된다”며 “그러나 패널업체들도 연 평균 15%의 원가 절감을 하고 있어 실제 수익에 반영되는 것은 이 폭보다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체적으로 LCD산업의 위기감을 높여 후발업체들이 투자를 위한 자본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세계 3위의 LCD 업체 AU옵트로닉스의 미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규모가 기대했던 8억5000만달러에 밑도는 4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국내 패널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상황으로 수익율은 다소 낮아질 수 있겠지만 경쟁사들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경우 향후에는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며 “또한 가격이 인하되면 다시 수요를 불러일으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399달러 수준인 17인치 LCD모니터 가격이 적어도 349달러, 더 나아가 299달러까지 인하돼야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며 “가격 인하폭이 패널업체 예상보다 더 떨어지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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