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보문화의 달을 보내며

“언제까지 이벤트만 할 것인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6월 정보문화의 달을 기념해 이달 초 열린 ‘정보통신 보조기기 전시회’를 둘러본 한 전문가의 탄식이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기념식, 세미나, 경진대회 등 총 92개의 행사가 열려 규모 면에서는 매우 풍성했다. 하지만 소외계층 정보격차 해소 및 건전 윤리 확립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달성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일례로 정보격차 해소주간(6월1∼5일)의 핵심 사업으로 올해 처음 열린 ‘정보통신 보조기기 전시회’는 실제로 이를 활용할 장애인들의 참여 유도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전시회에 참여한 한 관람객은 “많은 장애인이 정보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전시회에서 이용사례 등을 소개하는 콘퍼런스가 당연히 병행됐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u코리아 추진전략 보고회’ 행사에 치중하느라 다른 행사에 대한 내실을 기하지 못했다는 쓴 소리도 들렸다. 정보격차 해소 전담기관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지난해 ‘e코리아’에 이어 올해 ‘u코리아’에 초점을 맞춰 행사계획을 짰으나 주무부처인 정통부가 ‘u코리아 추진전략 보고회’를 별도로 추진키로 하자 막판 사업조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장애인 및 노인 관련 정보화 사업을 지원하는 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IT 839’ 전략에 치중하면 할수록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정보격차 문제 등에 똑같이 관심을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성장동력에 관련된 생색내기용 행사가 두드러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초 주관기관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올해부터 행사를 대형 위주로 재편해서 양적인 정보문화 인식 확산보다는 질적인 정보이용 생활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방침이 결과적으로는 일반인과는 거리가 있는, 보여주기용 행사만 늘렸다는 인상을 주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오해가 없기 위해서 내년부터라도 행사에 대한 보다 세심하고 진지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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