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 `외국인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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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기관과 개인이 각각 8조원, 2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국내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반기 주식시장은 10조원이 넘는 외국인의 순매수 속에서도 5.1% 하락에 그쳤으며 주가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부진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인과 기관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며 “반면 외국인은 국내 시장이 저평가라고 판단해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주가 상승을 이끌지는 못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만 사는 증시=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외국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2287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던 외국인은 올해는 10조4930억원을 순매수, 8.5배나 규모를 늘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08억원, 8조1244억원을 순매도해 작년 상반기 순매도 금액 1조3305억원, 1조434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매매비중 역시 외국인은 21.6%로 지난해보다 7.6%포인트 높아졌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59.1%(-7.59%포인트), 15.56%(-0.29%포인트)로 비중이 떨어졌다.

◇3대 악재로 4월말 이후 급락=연초 821.26으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결의(3월 12일)에 즈음해 일시 충격을 겪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최고 936.06(4월 23일)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말 이후 △미 금리인상 시사 △중국 긴축 가능성 △유가 급등 등 이른바 ‘3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급락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지수는 4월 말 이후 한 달 사이에 200포인트 이상 급락세를 보이며 연중 최저 728.98(5월 17일)을 기록한 후 횡보국면에 진입해 있다.

상반기에 주가가 오른 상장 종목은 220개(27.7%)로 하락 종목 568개(71.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기관, 삼성전자 비중 축소=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1위 종목에 올랐지만 개인들로부터 가장 많은 주문을 받았다. 외국인은 6821억원, 기관은 1조523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를 5690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렸다.

그밖에 외국인은 IT종목 가운데 LG전자·SK텔레콤·삼성SDI 등을 매수 종목에 올린 반면 삼성전자와 한국전기초자·대한전선 등에 대한 비중을 낮췄다. 국내 기관은 하이닉스반도체·KTF 등을 사고 삼성전자·삼성SDI·LG전자·LG화학 등을 팔았다. 개인은 삼성전자·삼성SDI 등을 사들이고 LG전자·KT·엔씨소프트 등의 비중을 줄였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