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통신시장 유무선 컨버전스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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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시장에 유·무선 융합(컨버전스)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유선 사업자들은 유·무선 융합 서비스가 무선전화나 인터넷전화(VoIP)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획기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무선 사업자들 역시 조만간 휴대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융합 서비스를 무선 시장 확장의 중요한 계기로 인식하고 있다.

사실 융합 서비스에 관한 연구는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으나 최근에야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현재 브리티시텔레콤(BT), 오렌지 등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들이 유·무선을 합친 융합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BT는 지난달 보다폰과 제휴해 유·무선에서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내놓았다.이 단말기를 이용하면 집이나 회사에서 무선단말기로 유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통화할 수 있다.브라질 텔레콤도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최근에는 융합 서비스를 위한 국제 연합체까지 결성됐다.이 연합체에는 우리나라의 KT를 비롯 일본 NTT 도코모, 영국의 BT, 프랑스 시게텔, 스위스콤, 브라질 텔레콤,호주 텔스트라, 영국 유로텔, 캐나다 로저스 등 내로라하는 통신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유·무선 사업자의 새로운 기회,융합서비스=통신분야 시장 조사업체인 오범에 따르면 무선통화의 30% 정도가 유선전화가 위치한 집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장시간 통화에는 여전히 유선전화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이에 따라 유선 사업자들은 우수한 통화품질과 저렴한 요금이라는 두 가지 장점을 내세워 융합 서비스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무선 사업자들도 융합 서비스에 적극적이다.융합 서비스가 무선 시장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노림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무선 사업자들은 다양한 서비스와 신기술을 유선 서비스의 장점과 결합시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가입자들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개별 가입자들로부터 얻는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융합 서비스의 핵심은 다양한 신기술=융합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신기술과 서비스 개발이 필수적이다. 현재 융합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2년 전 버라이존이 미국에서 처음 시작한 융합 서비스는 가입자에게 유·무선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화시간 패키지를 판매하는 것이었다.작년에는 미국 무선사업자인 싱귤러와이어리스가 한 단계 진전된 ‘패스트 포워드’라는 융합 서비스를 내놓았다.이 서비스는 가입자가 집 안에 있을 때 휴대폰 통화를 자동으로 유선전화망으로 전환해 준다.TDC가 내놓은 ‘듀엣’이라는 서비스는 이보다 뛰어나다.유선과 무선전화에 동일 번호를 부여하고, 무선전화가 꺼져있으면 자동으로 유선으로 연결해 준다.전화를 받지 않을 때는 유·무선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음성메일을 남길 수 있다.

▲융합 서비스는 통신 시장의 대세=통신사업자들의 융합 서비스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느냐는 전적으로 기술력에 달려 있다.유·무선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을 비롯해 무선기기로 유선 광대역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통화자의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 등 다양한 신기술을 실용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통신 사업자들이 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연합체를 결성한 것도 기기나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엄청난 자본과 기술이 투자되는 융합 서비스 기술의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하지만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융합 서비스는 더 이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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