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칩 시장 주도권 경쟁 `가열`

삼성전자가 900MHz 대역 RFID 칩 개발을 끝마치고 9월부터 시판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차세대 성장 산업의 하나로 떠오른 국내 전자태그(RFID)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외 업체간 물밑 경쟁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그동안 유통·물류·국방·의료 등 각 분야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RFID 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으며 특히 13MHz 대역이 아닌 900MHz 대역에서 국산 제품이 개발되기는 삼성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이미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필립스·메트릭스·에얼리언·히타치 등 유수의 칩 생산업체와 한판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내에서 RFID 칩은 대부분 외국 제품이었으며 그나마도 이미 시장이 성숙한 13.56MHz 대역이 전부였다.

삼성전자는 8일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900MHz 대역 RFID 칩 개발을 끝마치고 올 하반기 이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로엔드와 하이엔드 형 두 가지 타입으로 제품 개발을 끝마쳐 샘플 버전을 테스트 중" 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유럽과 국내 시장을 겨냥해 칩과 태그를 선보이고 프로모션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13.56MHz 대역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필립스도 이에 앞서 국내와 유럽 시장을 겨냥해 900MHz 대역 제품을 선보이고 국내시장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필립스는 이미 삼성테스코 주도로 테스코 부천 상동점에 구축한 RFID 시스템에 이 제품을 탑재한 칩과 태그를 공급하는등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매트릭스도 900MH 대역 칩과 태그·리더기 등 종합 솔루션을 개발, 아시아 지역 시장과 관련해 하이트랙스 사와 제휴하고 시장 선점 경쟁에 포문을 열었다. 매트릭스는 CJ GLS에 구축한 RFID 물류 시스템에 제품을 공급해 초기 제품 론칭에 성공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항공사·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윤태섭 하이트랙스 사장은 "CJ 뿐 아니라 전산원이 구축한 유비쿼터스 전시관과 신세계에 구축 중인 ‘퓨처스토어’ 등에 샘플 제품이 공급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900MHz 대역 제품을 가진 에얼리언 사가 이니테크·이씨오 등과 총판 계약을 추진하고, 일본 히타치 사가 2.45MHz 대역 뮤칩을 국내에 내놓고 시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미국 시장 조사기관 ID테크에 따르면 세계 RFID 칩·태그 시장은 내년 14억 8000달러에서 2010년 48억 달러에 이어 오는 2015년 10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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