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콘텐츠의 인터넷공유를 가능케 하는 프로그램의 등장은 모바일 영역도 이제는 불법복제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문제가 된 ‘QPST’프로그램은 휴대폰 칩세트 제조업체인 퀄컴이 단말기 제조사들에 배포한 것으로 휴대폰과 PC간 인터페이스가 핵심기능이다. 그러나 이번에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는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벨소리, 동영상 등 모바일콘텐츠를 무단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도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무선망 외에는 내려받는 방법이 없었던 모바일게임이 별다른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을 적용하지 않았던 것도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유료화 모델로 급성장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향방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가능한 휴대폰 늘어날 듯=현재 확인된 바로는 국내에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게임을 전송할 수 있는 휴대폰 모델은 3∼4종 정도다. 원칙적으로는 퀄컴칩을 사용한 모든 휴대폰에 이용이 가능하지만 단말기마다 암호가 다르고 메모리를 활용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쉽게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적용가능한 모델만으로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휴대폰 암호를 해독하는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적용가능한 단말기 숫자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 프로그램은 휴대폰에 담겨진 모바일게임을 사용자 PC에 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불법이 되지 않더라도 향후 불법복제 게임의 데이터베이스화로 인한 피해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또 ‘QPST’가 전문가용이어서 일반인이 사용할 경우 단말기 자체를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보이는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예상된다.
◇막을 방법은 없나=이 같은 불법 사용을 막으려면 게임을 할 때마다 네트워크 접속을 해서 본인 확인을 하면 되지만 이용자에게는 번거로움을 줄 뿐 아니라 접속료 부담도 있어 쉽지만은 않다. 때문에 하드웨어 단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출시된 휴대폰에서는 막을 수 없더라도 앞으로 출시되는 새 휴대폰 모델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업체의 한 사장은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주재하에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업체, 프로그램을 개발한 퀄컴까지 모여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바일게임을 복제하는 행위가 엄연한 범법행위라는 것을 사용자들에게 널리 알려나가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게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에 자료삭제를 요청하거나 자정노력을 해 불법 모바일게임이 겉으로는 사라지고 있지만 과거 MP3와 불법 소프트웨어의 전파 경로를 볼 때 이들 콘텐츠는 P2P와 같은 음성적인 루트를 통해 계속 공유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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