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들이 의료사고를 줄일 수 있는 병원정보화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99년 발표된 미국 연방 보고서에는 병원정보화가 갖춰져 있었으면 피할 수 있었을 죽음이 9만8000명이나 된다는 놀라운 내용이 실렸다. 병원정보화 시스템은 의사들이 갈겨쓴 처방전으로 인해 약이나 복용량을 틀리게 투여하는 등의 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비영리 건강관리 개발연구소의 도날드 대표는 “병원정보화를 빨리 진행할수록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4900개의 사립 병원 중 정보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은 뉴욕지역의 15개를 포함한 300개의 병원뿐이다. 이 중 전미과학아카데미의 자문그룹인 미국 의학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해 만들어진 립프로그 그룹 기준에 부합하는 곳은 40개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병원정보화의 진행이 더딘 이유는 의사들의 반대 때문이다. 많은 의사들은 정보화 시스템을 사용해 처방전을 쓰고 검사를 지시하면 환자를 진찰할 시간이 줄어들고 스트레스도 가중된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LA의 세다스-시나이 병원 의사들은 정보화 시스템이 그들의 업무에 과중한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정보화 도입에 단체로 반발했다. 결국 의사들의 저항으로 3분의 2이상 진행된 정보화 시스템이 철회된 바 있다.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유지하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도 병원정보화를 가로막는 한 요인이다. 미국병원협회와 미국병원연맹 의뢰로 롱비치 컨설팅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병원이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평균 79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고 유지비용도 매년 134만 달러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병원정보화 도입으로 인해 얻는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병원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화 시스템으로 인해 500병상 규모 병원 경우 약국과 약품 제조소 비용을 각각 50만 달러씩 줄여 입원환자의 요금을 12.7% 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어떤 병원도 정보화 시스템 도입비용을 자체 부담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올초 연두교서에서 의회에 건강관리의 질을 향상시킬 병원정보화 예산 1억 달러 반영을 의회에 요청했으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케리 상원의원도 10년 안에 모든 병원이 정보화를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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