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귀환!"

 ‘거인이 눈을 떴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첫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지난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번 테스트는 1차 클로즈베타 성격이라 999명만 참여하고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게임업계가 상황 파악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WOW가 성공할 경우 그동안 국내 업체들끼리 다투는 ‘우물안’식 경쟁에서 세계적인 개발사와 살벌한 품질 경쟁을 하는 구도로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명성=WOW는 당초 일정인 지난해 6∼7월 출시 일정을 훨씬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가 개발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업체들을 긴장시켰던 제품. 실제로 WOW는 완성도 높은 그래픽과 풍부한 퀘스트 등으로 유저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WOW 플레이포럼 게시판에는 현재 “‘역시 블리자드’라는 말이 나올 만큼 완성도가 높다”(ID 성난키쑤), “그래픽이 대단하다”(ID sogatta) 등 긍정적인 평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시장 진입 일단 유리=WOW는 블리자드의 높은 인지도 때문에 시장 진입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에서는 베타 테스트 계정이 15만∼2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영등위로부터 15세 이용가라는 ‘넉넉한’ 등급을 받은 것도 시장 진입에 유리하게 적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CCR의 ‘RF온라인’, NHN의 ‘아크로드’, 이네트의 ‘열혈강호온라인’ 등 조만간 선보일 국산 게임들은 WOW와 맞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도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WOW와 격돌해야 하는 상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도미노 여파에 주목=WOW가 성공사례를 남기면 세계적인 개발사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EA, UBi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온라인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할 태세인 데다가 코에이 등 일본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러나 아직 베타 테스트에 999명만이 참가하고 있어 렉이나 서버다운 현상이 없어 WOW에 대한 평가는 좀더 검증할 필요가 있다. 베타 테스터를 선발할 때 깔끔하지 못한 일처리로 유저들의 항의를 받은 사례처럼 미숙한 운영이나 네트워크 안정성, 서구적 게임시스템 등이 향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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