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광고와 PR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PR전략에 따라 대통령의 당선이 뒤바뀔 정도다. 영화에서도 광고와 PR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선 영화 ‘실미도‘의 경우 제작비가 80억원 가량 들었는데 마케팅PR 비용은 2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광고와 PR은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내용면에서는 차이점도 많다. 우선 광고는 PR에 비해 돈이 많이 든다. 신문을 보자. 아랫도리에 해당되는 광고는 값이 많이 나간다. 반면 윗도리 지면에 기사화 했다면 PR비용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다만 PR내용이 기사거리가 될 정도로 훌륭하거나 기획을 잘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기사화만 된다면 홍보효과는 PR이 크다.
광고와 PR은 진통제와 영양제로도 비유된다. 광고는 즉흥적인 효과를 노리지만 PR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이다. 또 광고는 소비자의 행동을 촉발하나 PR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계적 마케팅 전략가인 알리스는 그의 저서 ‘마케팅 반란‘에서 광고와 PR의 차이점에 대해 여러 가지로 표현했다. 그 중 ‘광고는 바람이고 PR은 태양이다‘라고 분석한 게 재미있다.
길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려 바람이 아무리 강하게 불어도 소용이 없다. 해가 나타나서 따뜻하게 내리쬐면 나그네는 스스로 외투를 벗는다. 잠재고객은 억지로 파고드는 광고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언론보도를 통한 PR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는 얘기다.
이 책은 광고와 PR을 여러 가지로 비교했다. ‘광고는 시각적이고 PR은 언어적이다‘, ‘광고는 재미있고 PR은 진지하다‘ 등이다. 특히 주요 브랜드는 광고가 아니라 PR을 통해 탄생한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광고와 PR이 모두 중요하지만 점차 PR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기업의 CEO나 홍보실무자들도 광고보다는 PR활동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중 70%이상이 PR이 광고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PR에 들어가는 돈보다 광고비로 훨씬 많이 쓰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PR의 중요성 만큼은 대부분 느끼고 있다. 필자가 오랜 신문기자 생활을 마치고 PR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 같은 비전에서다.
17년간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기업들과 정부기관들의 적절치 못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답답함을 느낀 적이 많았다. 또 PR담당자들이 쓸데없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홍보 업무는 상당부분 아웃소싱 될 것으로 확신했다. 최근 IT회사나 벤처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홍보실을 없애거나 홍보인력을 최소화하고 PR업무를 아웃소싱 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효율성면에서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PR의 범주도 크게 늘어났다. 단지 언론홍보(Media relations)가 PR의 전부는 아니다. 기업의 위기관리· 브랜드관리· CEO의 이미지관리· 투자자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IR)· 사내커뮤니케이션· 세일즈 프로모션 및 이벤트 등 다양하다. 특히 기업의 위기관리는 PR 차원의 접근이 효과적이다.
2년 전 일본 소프트뱅크의 국내자회사인 소프트뱅크커머스가 어음사기 사건을 당했을 때 일본 본사의 첫 번째 조치는 법률자문사와 PR컨설팅사를 찾는 것이었다. 브이콤 고객중 하나인 중국최대 게임업체인 샨다사도 국내 게임업체와의 로열티 분쟁을 겪으면서 PR사를 통한 위기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광고도 중요하지만 PR에 눈을 돌려 보는 것도 마케팅 혁신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민호기 브이콤 사장 hkmin@vcom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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