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정당법 등 국회 통과

지구당 폐지·인터넷실명제 신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개정 정치 관계법 중 인터넷 선거 활성화 관련 조항

 학교 운동장에서 공약을 외치는 국회의원 후보와 동원된 청중, 지구당 차원의 대규모 오프라인 정치자금 모금회, 정당 입당을 위해 종이 입당서를 들고 당사를 방문하는 시민 등, 선거철에 즈음해 어김없이 볼 수 있었던 이 같은 모습이 4·15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는 내달부터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만 남게 된다.

 선거법·정당법 등을 포함한 정치관계법이 오랜 진통 끝에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번 선거법에 포함된 인터넷 선거관련 규정들이 정치판에 가져올 신선한 개혁의 바람에 유권자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특히 주요 정당들은 그동안 워밍업 단계에 머물러 왔던 사이버 선거전략을 구체화하는 한편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인터넷을 근간으로 한 저비용, 투명선거 실현의 의지를 표명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새 정치관계법에 따르면 인터넷 선거와 전자정당을 활성화할 만한 장치가 사실상 처음 마련됨으로써 각 당의 사이버 선거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표 참조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네티즌의 참여가 매우 활발한 열린우리당은 온라인 정치자금 모금 이벤트로 ‘마일리지를 통한 정치 후원금’ 모집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이 이벤트는 대한항공, OK캐시백 이용 고객 등이 사용하지 않고 잠자는 마일리지가 수조원 단위에 이른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권자가 마일리지를 정치 후원금으로 기부하도록 유도하는 이벤트다.

 우리당은 이에 따라 주요 대형 포털에 이벤트 코너를 개설하고 조만간 행사에 돌입함으로써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는 물론 해당 기업에는 부채 삭감이라는 이중의 성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우리당은 최근 e메일 선거운동을 위한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도입을 완료하고 안정적인 당비 수납을 위한 빌링시스템 구축까지 마무리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10만 유권자 DB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 국민 경선을 통해 이미 160만명의 당원을 인터넷과 콜센터로 모집한 경험이 있는 민주당은 통합 DB화 사업을 추진해 수신 동의 e메일 계정 11만명을 확보했으며 민주당 인터넷 의정보고서를 매주 1회씩 발송할 예정이다. 또 내달 1일부터는 e생활정책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클린 & 세이프 e메일 시스템’을 통해 민주당에 가입하는 모든 유권자에게 무료로 스팸메일이 100% 차단되는 e메일 계정(ABC@minjoo.or.kr)을 보급한다.

 이와 함께 이미 시행중인 인터넷 정치자금 공개 운동인 코리아 마니풀리테를 강화하고 정기 인터넷 후원회 개최, 후보자의 인터넷 정치자금 공개서약 등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개혁 정책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 당내 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전자정당화가 진전된 민주노동당은 14일까지 진행하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반드시 본인 명의의 휴대폰으로 실명 인증 이후 온라인 투표를 하게 하는 등 온라인 인증과정을 대폭 강화해 투표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특히 지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데이터 베이스를 현재 10만개 가량 확보했으며 이같은 우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e메일 선거운동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법 시행과 관련해 실질적인 준비기간이 촉박한 데다 인프라 구축의 미비 등으로 본격적인 실효성은 다음 선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과제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사이버팀 관계자는 “40, 50대 유권자를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고민되는 대목”이라며 “e메일 선거운동도 우량 DB를 확보하고 있는 지역 후보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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