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불법 복제 및 제품 위조를 처벌하는 새 법안을 9일 통과시켰다고 AFP와 C넷 등이 보도했다.
‘찬성 330, 반대 151’로 가결된 이 법안은 불법 비아그라 판매에서 DVD 타이틀의 복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상품을 적용 대상으로 하며 불법 복제 및 위조 사실에 대해 법원의 유죄 판결이 있을 경우 위법자의 자산 동결, 은행 계좌 관련 기록의 압류 등 민사상으로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 그동안 일부 소비자보호 관련 시민단체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 조항 등이 불충분하다고 반대해 왔다. 특히 개인적 용도로 음악 파일을 다운받는 순수한 인터넷 이용자들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이 들어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유럽디지털권리(European Digital Rights) 그룹의 안드레아스 디틀은 “음반회사 등 저작권 소유자가 저작권 침해를 제기할 경우 법원 명령에 따라 집안까지 들어가 수색하고 컴퓨터를 압수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지나친 것”이라며 “1998년의 미국 저작권법과 유사한 가혹한 제재 조치들이라고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IP정의(Justice)’의 로빈 그로스 사무장도 “개인의 자유나 공정성, 형평성을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법안”이라며 강력히 불만을 표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EU 의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새 법안이 상업적 목적의 위조 행위만을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음악을 다운받는 순수한 이용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르노산업 국제연맹(IFPI)과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연맹 등 저작권 보호 단체들도 이번 법안에서 형사처벌 조항이 빠진 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저작권 보호 그룹은 앞으로 “위조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규정이 포함되도록 지속적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EU 의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앞으로 2주내에 EU 회원국 장관들의 승인을 거쳐, 2년 후에는 각 국의 국내법으로 채택돼 시행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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