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P3업계의 이전투구

 MP3플레이어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엠피맨닷컴 인수전을 계기로 복마전 양상을 띄었던 MP3업계가 최근 들어선 ‘너 죽고 나 살기식’ 생존게임에 돌입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 신제품을 발표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레인콤, 거원시스템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MP3전문기업들이 삼성의 영향권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우선 레인콤과 서두인칩은 특허 라이센스 수익을 취하려는 외국계 특허사냥기업들로부터의 피해를 막겠다는 대의명분을 이유로 엠피맨닷컴 인수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사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결과적으로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APC) 회원사들간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지수를 높이는 단초를 제공했다.

어느 기업이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명확한 피아식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MP3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면서 삼성발 후폭풍이 MP3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6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대대적인 가격인하 공세에 나서면서 MP3시장이 가격 출혈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레인콤의 1차 전쟁이 벌어진지 불과 일주일 뒤 거원시스템까지 가격공세에 나서면서 유례없는 가격인하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홈쇼핑에선 256MB 용량대 MP3플레이어 가격에 512MB급 제품이 판매되는 등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중소 MP3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MP3플레이어의 핵심 부품인 플래시메모리 구득난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두기업들의 한판 승부(?)가 이 기업들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소니, 필립스 등 다국적 기업들은 최근 MP3플레이어 사업강화를 천명하고 나섰고, HP도 애플과 손잡고 올 하반기부터 하드디스크(HDD)타입 MP3 판매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는 등 칼을 갈고 있다.

만약 MP3플레이어 종주국의 지위를 외국에 내 준다면 그 책임은 누구의 몫일 것인가. MP3업계에 드리워진 불신의 먹구름을 하루 빨리 걷어내고 다국적 기업과의 승부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국내 MP3업체들의 책임이 아닐까.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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