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경찰 패러디물 제작자 조사에 네티즌 성토

　경찰이 최근 패러디물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한 대학생을 조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하얀쪽배’란 ID로 인터넷에서 정치나 사회 이슈를 풍자한 대학생 A씨를 지난 8일 임의 동행해 조사를 벌였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제작한 20여편의 패러디물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공선법) 위반 혐의가 있어 조사했으며 9일 밤 예정됐던 2차 조사는 A씨의 수업 일정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정치 패러디 사이트 ‘라이브이즈닷컴’(http://www.liveis.com)을 통해 알려지자, 주요 인터넷게시판에는 경찰에 대한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음.’이란 네티즌은 “만평 게재하는 언론사들도 다 감옥에 넣어야지 힘없는 아마추어만 집어넣는다”는 글을 올렸고 ‘캐드룸’이란 네티즌은 “힘없는 백성들이 언제나 마음껏 큰 소리로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을 지”라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경찰을 비난했다.

라이브이즈닷컴도 ‘계속되는 패러디의 수난! 어떻게 볼 것인가’란 컬럼을 통해 “아마추어 네티즌의 말할 자유를 막기보다는 프로작가나 기성언론을 감시·단속하는 것이 국민들의 현실감각에 맞는 일”이라며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이라는 가벼운 마음과 눈으로 사회변화를 받아 안아주는 모습이 절실한 때”라는 논평을 냈다.

이에대해 사이버수사대 김종필 3팀장은 “특정 출마 예정자를 비난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검찰과 협의 하에 임의 동행 형식으로 조사를 했으며 20여개 패러디물에 쓰인 사진, 노래 등을 종합 검토해 공선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이버범죄수사대 측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출마 예정자를 비방하는 노골적인 패러디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수사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