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 시장 `후끈`

영어교육 열기로 시장규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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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불황으로 디지털기기 수요가 침체 일로를 거듭하고 있지만 전자사전 시장만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신학기를 앞두고 판매가 급증해 올해 작년보다 20만대 가량 성장한 80만대는 무난할 전망이다. 게다가 그동안 시장을 과점 해 왔던 샤프전자의 ‘아성’에 카시오와 에이원프로가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MP3플레이어 전문업체 레인콤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어서 올해를 기점으로 전자사전 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복합전자유통센터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전자사전과 디지털 어학용 학습기 판매가 1∼2월 통틀어 지난해 동기 대비 25%까지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테크노마트 5층(C구역)에서 소형 디지털기기를 판매하는 삼신이앤비 박성진씨(31)는 “요즘 청소년은 두껍고 무거우며 일일이 찾기 힘든 종이 사전보다 작고 앙증맞은 디자인에 MP3·라디오 등 부가 기능까지 가미한 어학용 학습기를 좋아하고 있다”라며 “다른 디지털 제품 매출은 잘해야 지난해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전자사전만은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영어 교육 열기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맞물려 전자사전의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만대 보다 40% 정도 성장한 80만대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 봤다.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한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일본 전자사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카시오가 ‘타도 샤프’를 외치며 공격 마케팅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카시오는 지난해 2월 한국 시장에 전자사전을 선보인 후 1년 사이 시장점유율을 9%에서 지금은 20%에 근접하게 올렸다고 판단하고 올해 안에 점유율을 30%까지 올린다는 전략이다. 카시오의 제품을 취급하는 행남통상은 “올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1000억 원 규모의 시장 중에서 300억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브랜드 에이원프로도 최고급 사양으로 출시한 컬러 액정을 갖춘 신모델 ‘AP―701’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시장 평정을 자신하고 있다. 30만원대로 출시된 AP-701은 MP3플레이어·보이스 리코더·전자책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그래픽 뷰어까지 내장해 사진 파일을 열어볼 수 있는 제품이다.

 여기에 올 9월 출시를 목표로 레인콤이 지난달 YBM과 콘텐츠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막판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하반기 전자사전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국내 전자사전 시장에서는 에이원 프로 AP―701, 샤프의 SD-M15와 RD-7400, 카시오 EW-K2000 모델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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