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백신 자존심 경쟁 재연

안연구소-하우리, 국내 최고 명성 해외서 승부 날 듯

 토종 백신 업체간 자존심을 건 경쟁이 재연되고 있다.

 국내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백신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성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사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두업체는 지난 99년과 2001년에 각각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였다. 이번 신 제품 출시에 따른 경쟁은 제 3라운드인 셈이다. 두 업체 모두 주력 사업인 백신을 기반으로 통합보안 시장 공략이라는 같은 목표를 세우고 있어 이번 경쟁에서 패배하면 상당기간동안 2인자로 남아 있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양사의 진검 승부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업체의 주력 분야인 백신의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 업체가 발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두 업체 모두 아직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최대’라는 타이틀은 해외 시장에서 승리한 업체가 거머쥘 것이란 분석이다.

 양사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는 각오다. 안철수연구소는 일본 35억원, 중국 20억원 등 최소 55억원의 해외 매출을 목표로 정했다. 하우리도 대륙별 거점을 완비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하우리

 공성의 위치에 있는 하우리는 국내에서 공세를 시작해 해외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전략이다. 하우리는 4월 PC용 백신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에 서버용 백신 등 총 7종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우리가 출시할 신제품의 특징은 컴포넌트 기반의 개발 방법론을 적용해 모든 제품이 모듈화됐다는 것. 마치 블록을 쌓듯이 각종 기능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

 또, 백신 이외에 PC방화벽 등 PC 보안과 관련된 각종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판매 방식도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을 모아 제품으로 만들어 공급할 예정이다. 가격도 기능 수에 따라 달라진다.

 자체 제품 이외에 국내 다른 IT업체는 물론 해외 업체와도 기술적인 협력을 맺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3의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권석철 하우리 사장은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을 23% 정도로 보고 있는데 올해 이를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45%를 달성한다는 것이 목표”라며 “보상 판매 등 다양한 영업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철수연구소

 수성의 위치에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백신 시장의 우위를 통합 보안 분야로까지 몰아 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백신 시장의 65%를 차지한다고 자체 판단하는 안철수연구소는 점유율을 추가로 끌어올리기보다는 백신을 중심으로 한 통합보안 제품의 시장 진입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이는 지금과 같은 백신 시장의 우위가 전제될 때 가능한 목표다.

 안철수연구소가 출시할 신제품은 PC용 백신인 ‘V3프로2004’와 게이트웨이서버용 백신인 ‘게이트스캔’, 그리고 온라인게임보안 제품이다. 부가가치는 게이트웨이서버용 백신이 높지만 PC용 백신이 갖고 있는 대표성 때문에 V3프로2004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월 5000명의 고객 평가단을 모집해 고객 성향에 맞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그 결과 V3프로2004는 스팸메일 방지나 메신저 감시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안철수연구소는 출시 이전에 사전예약 이벤트를 실시해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안철수 사장은 “올해는 통합보안 제품과 서비스가 안착되는 시기”라며 “내수에서만 3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을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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