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중심 상권인 서면로터리 부전동에 자리잡은 전자랜드21 부산본점을 찾은 고객들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좌우로 ‘풍성하게’ 자리잡은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특히 다른 상점들이 쇼케이스에 제품들을 집어넣어 곱게 ‘모셔 놓은’ 것과 달리 전자랜드21 부산본점은 고객들이 직접 제품들을 작동해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공격적 전략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디지털가전 전문점으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온 본사 방침이 이렇게 부산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자랜드21 부산본점의 김형영 지점장은 “올해도 주력은 역시 ‘디지털’ 제품”이라면서 “인터넷과 홈쇼핑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 가운데 하나가 구매 여부를 떠나 고객들로 하여금 제품을 만져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체 매장 1∼4층 사이에서 마우스·컴퓨터 액세서리 등 소모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들은 시연을 해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돼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 대해 김 지점장은 “오랜 기간을 두고 쌓아온 고객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한다.
전자랜드21은 그동안 동일한 성능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장을 이어왔다. 부산본점도 다르지 않다. 김 지점장은 “불황속에서도 다양한 상품과 싼 가격으로 주변의 경쟁매장들을 압도해왔다”고 자평한다. 이어 “요즘 고객들은 한번의 매장 방문으로 제품을 사지 않는다”면서 “인터넷 발품을 팔아서라도 싸고 질 좋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덧붙인다.
그의 설명처럼 부산본점 역시 경기의 그늘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만 불황이라고 해서 수수방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파구를 찾아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 가운데 하나가 DVD 대여. 고객들을 매장으로 자주 오도록 하기 위해 매장에서 DVD를 빌려주고 있다. 그 덕분인지 주변의 일반 회사원들의 발길이 잦다고 한다. 물론 매장 매출증대에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버릴 것은 버리고 키울 것은 확실히 키우는’ 전략이다. MP3와 디지털 카메라 외에 비디오게임 매대를 넓힌 것이 매출확대에 주효했다고 김 지점장은 설명한다.
‘인숍(In-Shop)’ 전략도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의류나 가구점, 예식장은 물론 심지어 인삼매장에도 전자랜드21이 있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 간다는 것이다.
김 지점장은 올해 전자랜드21 부산본점의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영업 기반을 견실화해나가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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