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개혁 이미지 부각을 위해 창당수준의 당 개편 작업에 나섰다. 주요 의사 결정부터 여론수렴, 온라인 투표에 이르기까지 당 운영과 관련한 모든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이른바 전자정당을 본격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민노당은 이를 통해 ‘당원참여정당, 인터넷세력화, 데이터정치’라는 3대 목표를 실현함으로써 열린 포털 형태의 커뮤니티를 통한 쌍방향 의사소통은 물론 지지자들의 인터넷 진지 구축, 당원 및 유권자관계관리 등을 온라인공간에서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4·15총선에서 인터넷 선거전이 ‘넷심’을 잡기 위한 단기적 수단이라면 전자정당은 장기적으로 정당과 정치의 체질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자정당은 이제 막 각 당별로 추진위원회를 조직하는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를 통한 정치 개혁을 위한 의지는 매우 강력하다.
민주당은 전자정당의 기본이 ‘인터넷 정치혁신을 통한 자발적 참여’에 있다고 보고 지난 90년대 초 이탈리아에서 전개됐던 부패추방 운동인 ‘마니풀리테’ 운동을 ‘코리아마니풀리테’로 부활시켰다. 단계별 구축 프로그램인 ‘e민주 플랜’은 이미 1단계가 시작됐고 10월부터 진행될 2단계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 민주콜센터, 인터넷전자투표 등 3가지 시스템을 구축, 상시 운영하고 당원의 온·오프라인 동시 투표를 위한 ‘e민주 당원카드’도 배부할 예정이다. 3단계에서는 e지역별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형성, 진성당원과 네티즌들이 당의 실질적인 주요 의사 결정층으로 자리잡는 단계까지 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전자정당의 핵심을 참여, 투명성, 효율성으로 정하고 전자정당추진위원회를 통한 ‘e파티’ 전략을 전개한다. 무엇보다 전자정당을 당 내의 명실상부한 독자영역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공식 당 기구로 전자정당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전자 지구당의 기능을 담당하는 온라인 카페형 지역 커뮤니티도 구성했다.
‘디지털한나라당추진위원회’가 중앙당 지원 미비로 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한나라당도 상설조직인 사이버위원회를 중심으로 전자정당 구축을 위한 전열을 재정비중이다.
각 당 관계자들은 전자정당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중앙당이 슬림화되는 상황에서 제기되는 비용 및 인력 충원 문제와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마인드 변화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김해근 민노당 인터넷위원장은 “생각만큼 당원들의 전자정당 마인드가 폭넓지 않고 실제 실행 단계에서 인력과 자원 부족 문제가 크다”며 “태생부터 다르다보니 새 것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구도”라고 말했다.
허운나 우리당 전자정당위원장은 “어려움은 있으나 전자정당 추진 계획은 총선 이후에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21세기 지식사회에 어울리는 첨단 디지털 정당 구현과 이를 통한 개혁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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