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 값 곳곳서 하락 징후

미국 TV 재고 늘고 노트북도 비수기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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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내내 상승세를 유지했던 LCD패널 가격이 최근 곳곳에서 하락 징후가 발견되는 등 1년 만에 변곡점을 그릴 전망이다.

세트업체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2분기 내에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폭락까지도 예상하는 등 패널업체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당초 하반기에야 패널 가격 하락을 예상했던 패널업체들은 현재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시장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대응으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패널 가격 하락세는 대세

패널 가격 하락세는 우선 노트북 패널과 대형 TV패널에서 시작되고 있다. 세트업체 한 관계자는 “노트북 패널의 경우 1, 2월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일부 패널업체들이 적정 재고량을 초과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30인치 패널도 이미 일부 대만업체들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대만 지사장은 최근 콘퍼런스에서 “15인치 노트북용 TFT-LCD 패널 가격이 2월 이 후에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올해 TFT-LCD 패널 공급이 수요를 5% 가량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5인치, 17인치 모니터용 패널은 이달에도 가격이 1 ,2달러 상승했거나 보합세를 유지했으며 17인치, 20인치 등의 소형 LCD TV패널 가격도 최대 3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 상승세가 꺽인 요인으로는 공급적인 측면보다는 최대 가전 및 IT시장인 미국에서 대형 LCD TV, PDP TV 등의 재고가 쌓인데다가 노트북 PC도 전통적인 비수기에 접어드는 등 수요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미국 재고 확대에 따라 최근 LCD TV, PDP TV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하는 등 대응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뱅크의 김광주 상무는 “대만 현지 분위기로는 패널 가격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심리가 확대되고 있으며 예상 하락 가격도 소폭이 아니라 대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시장 상황 반전에 앞서 우려 심리가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락세를 대비하고 있는 패널업체들

삼성전자 LCD총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종합해보면 일부 제품은 하락하고 일부 제품은 인상되는 복합신호(mixed signal)가 포착되는 것이 사실”며 “대만의 대형 패널이 남아돌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업체들은 아직도 공급부족을 느끼는 등 지난해와 같이 모든 패널업체들이 행복한 상황은 이제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은 시장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기종을 변경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패널 공급과잉의 직격탄이 예상되는 대만 패널업체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사장이 나설 정도로 긴박한 모습이다.

최근 대만의 AUO, CPT의 경우 사장 혹은 고위 임원이 국내 업체들을 방문, 물량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만 해도 공급 물량 확대에 정중히 거절해온 상황이었다.

패널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25%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패널 업체들이 기록한 것은 이상 현상에 가깝다”며 “이제 다시 전쟁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