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도체 불법복제 뿌리뽑자

 불법 복제된 반도체가 시중에 대량 유통되면서 국내 세트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니 걱정이다. 작년 연말만 해도 유명회사의 전력관리반도체, AD컨버터 등 주로 아날로그 칩세트를 중심으로 나돌던 불법 복제 반도체가 새해 들어서는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복제품까지 유통되는 등 첨단제품으로까지 확산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검찰이 국내 유통망과 해외 반도체업체간 유착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그나마 안심이다. 하지만 이렇게 MCU 복제품까지 나돌 정도라면 전자유통상가나 시중 반도체 유통점을 통해 칩세트를 구입하기가 꺼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그나마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기를 보였던 부품유통마저 침체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MCU는 멀티미디어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때문에 MCU가 고장나면 멀티미디어기기는 완전 먹통이 되어 고철덩어리로 변하고 만다. 이처럼 중요한 MCU를 상표만 보고 유명회사 제품인 것으로 믿고 내부회로가 전혀 다른 형태로 복제된 것을 구입해 사용할 경우 불량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수출했을 경우 해외거래선으로부터 클레임까지 걸려오게 되는 등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큰 손상을 입게된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불법 복제 반도체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가격이 싸다는 장점보다도 공급 부족 현상에 기인한 것이다. 작년 말 불법 복제품이 나돌아 문제가 됐던 아날로그 칩세트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면서 세트업체들이 비정상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구입했기 때문이다.

 물론 복제 반도체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예전에는 유통업체가 유명브랜드를 마킹하거나 성능표시를 변조해 폭리를 취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제조업체가 웨이퍼 가공부터 패키징 작업까지 일괄처리한 후 유명 브랜드를 붙여 속여 판매하는 것으로 내부회로가 전혀 다를 수 있다. 또 파운드리에서 불량으로 판정된 칩이 후공정업체로 흘러나가 패키징된 것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를 사용한 세트의 경우 불량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법 복제 반도체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대만에서도 판매되면서 피해가 확산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만큼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복제 반도체가 중국의 일부 중소 IC디자인 업체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신생 파운드리 기업들이 불법 복제품이라는 것을 알고도 팹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이를 제조해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복제품이 근절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외 설계기업들이 개발한 제품이 이들 파운드리를 통해 제조되다 복제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촉구하는 전문가도 있다.

 복제 반도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인증된 경로인 공식 유통채널을 통해 구입하는 게 최선이다. 반도체 유통업체들도 일시적 한탕주의가 자칫 국가산업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한다.

 갈수록 확대되는 불법 복제품의 범람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세트업체는 물론 반도체제작업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불법복제국에 피해보상과 함께 근절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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