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황제를 가리자.’
임요환과 이윤열이 드디어 격돌한다. 무대는 오는 1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KT·KTF배 프리미어리그 통합챔피온전’.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 ‘천재테란’ 이윤열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다.
특히 이윤열은 지난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황제’ 임요환을 제치고 프로게이머 랭킹 1위를 지켜온 터라 이번 통합챔피온전은 명실상부한 왕중왕전이 될 전망이다.
이번 빅매치는 두 선수가 각각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KT 메가패스·넷스팟배 리그’와 ‘KTF 비기배 리그’ 챔피온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성사됐다.
이윤열은 ‘퍼펙트테란’ 서지훈을 상대로 대담하면서도 화끈한 전략으로 내리 2경기를 따내며 승리, 잠실로 직행했다. 정규리그에서 거둔 11연승의 기세를 이은 파죽의 13연승이었다.
임요환 역시 ‘불꽃테란’ 변길섭을 2 대 0의 스코어로 따돌리고 ‘통합챔피온전’에 올랐다. 두경기 모두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그의 장기인 드랍쉽이 빛을 발하면서 ‘황제의 부활’을 예고하는 경기였다.
경기 양상으로는 어렵게 통합챔피온전에 오른 임요환이 단 한차례의 패배도 허용치 않고 올라온 이윤열에게 도전하는 모습이다. ‘KTF 비기배 리그’에 속한 이윤열은 11연승으로 리그챔피온 결정전에 오른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2승을 보태 1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임요환은 자신이 속한 ‘KT 메가패스·넷스팟배 리그’에서 3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전과 리그챔피온 결정전을 거쳐서야 잠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내용면에서는 지난해 ‘스타리그’를 평정한 ‘천재’가 ‘황제’에게 진정한 왕좌를 놓고 도전장을 내민 형태다.
실제로 이윤열은 리그챔피온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큰 경기에서 요환이 형과 겨루고 싶었다. 황제에게 절대로 무릎을 꿇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황제’를 꺾어 명실상부한 최고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에 임요환은 “나는 ‘황제’이기보다는 ‘게이머’”라며 “진정한 게이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응수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렇지만 결과는 최후의 순간까지 지켜봐야 하는 법. 파죽의 13연승을 기록하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이윤열이 임요환을 꺾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할지, 지난해 다소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던 임요환이 이윤열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며 ‘황제’의 면모를 되찾을지 그 결과는 오는 1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질 ‘통합챔피온전’에서 가려지게 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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