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벽두부터 한국영화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내사랑 싸가지’ ‘말죽거리 잔혹사’ ‘빙우’ 등 한국영화 3편이 일제히 16일 막을 올리는 것. 같은 날 개봉하려던 이은주·이범수 주연의 ‘안녕! 유에프오’는 배급망 확보 등을 이유로 일정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저마다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관객동원에 나서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충무로에서는 ‘반지의 제왕’에 눌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우며 기선제압에 성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폭압적인 70년대를 치열하고 아찔하게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다. 제작사 싸이더스측은 “이토록 사실적으로 학교현실을 짚은 영화는 없었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열 여덟 청춘의 성장과 교복세대의 노스탤지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2의 ‘친구’ 열풍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권상우·이정진·한가인의 삼각관계를 축으로 전개된다. 이 속에서 권상우와 이정진의 화려한 액션신이 압권이다. 올리비아 허시를 닮은 한가인의 순수함도 보는 이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빙우=이성재·송승헌·김하늘 주연의 산악 멜로영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산악영화인 셈이다.
알래스카 최북단에 위치한 ‘아시아크’를 배경으로 등반대원들의 험난한 산악 등반과 모험, 그리고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산’과 ‘사랑’의 공통점으로 새하얀 눈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조난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두 남자가 기억 저편의 한 여인을 생각하며 서로 다른 사랑이야기를 결합시키는 독특한 구조도 눈길을 끈다.
설원에서 펼쳐지는 사투 과정은 물론이고, 김하늘의 순수하고 당찬 연기가 관전 포인트다. 예의 밝고 순수한 이미지에 강인함이 더해져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내사랑 싸가지=하지원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내사랑 싸가지’를 적극 추천한다. 이제까지 ‘섹시퀸’ ‘카리스마 여인’이라 불리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내사랑 싸가지’에서는 엉뚱하고 어설픈 여고생으로 변신한 때문이다.
‘내사랑 싸가지’는 하지원이 킹카 대학생의 고급 스포츠카에 흠집을 낸 뒤 수리비 대신 일당 3만원씩 100일간 봉사하는 내용의 ‘노비계약’을 맺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물. 꽃미남 스타 김재원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 영화를 두고 충무로에서는 “인터넷 소설로도 한차례 인기몰이에 성공한 데다, 27세 신예감독의 데뷔작인 만큼 신선하고 상큼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어 눈여겨 볼 만 하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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