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옥의 맛있는 수다]새해엔 다이어리에 변화의 리스트부터 만들자

  ◇새해엔 다이어리에 변화의 리스트부터 만들자

 평소에 명함·열쇠고리·다이어리·핸드폰·메모지·펜 등 가지고 있는 물건 하나하나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H씨. 다른 사람들이 어떤 소지품을 지니고 있는지, 사람에 따라 어떤 스타일의 소지품을 좋아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그가 자신의 소지품에 남다른 신중함을 보일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덕분에 H씨의 12월은 새 다이어리 고르기로 한 달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드나들며 정말 지치지도 않으며 고르고 또 고르고 재고 또 잰다. 겉모양·속지·내용물 등을 꼼꼼히 따지고 디자인까지 만족스러우려니 참으로 고르기도 힘들다. 그래도 새해계획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20일께는 하나를 고르기 마련인데 골라놓고서도 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H씨의 고질병은 이 공들여 고른 다이어리를 삼개월만 지난 후부터는 냉대한다는 것이다. 고심하여 잘 다듬은 새해 계획이 3개월쯤이면 영 기가 빠져버린 모습이고, 계획까지는 아니라도 자신이 주간, 월간 한 일에 대한 기록도 없다. 이 까다로운 주인에게 낙착된 행운의 다이어리는 3월 꽃샘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불행한 다이어리로 바뀌고 만다.

 새해는 또 하나의 출발을 의미한다. 직장인들 역시, 새해라고 하는 시간적 출발점에 서 있다. 아직 새해 목표를 못 세운 사람이 우선 할 일은 새롭게 해야 할 일과 꼭 바꿔야 할 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외국어 한 가지를 고급 수준까지 익히겠다는 목표라면 새로운 목표다. ‘날마다 아침 5시에 일어나겠다’ 라면 행동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목표의 중요성은 단지 세우는 데 있지 않다. 실제적으로 가치 있는 목표여야 한다. 들끓는 본능과 순간적인 열정에 이끌려가는 목표라면 실패하기 쉽다. 본능은 어떤 경우에나 그보다 가치가 높은 다른 목표를 그르칠 뿐이다. 또 바꾸고 싶은 목표는 무엇을 바꿔야 할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어떤 것을 개선하거나 없애려고 해도, 약점이 무엇인지 먼저 알고 그것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바꿀 수가 없고 없앨 수가 없다.

 이것도 새로 해보고 싶고 저것도 바꾸고 싶은 목표는 목표가 아니다. 진정으로 변화를 원하거든 변화의 리스트를 만들어라. 그 변화의 리스트는 아주 중요하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정하지 않은 채, 막연히 몽땅 바꾸고 싶다는 변화 욕구는 설계도 없이 집을 짓겠다는 무모함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몽땅 다 바꾸려 하지 말고 자기가 바꿀 수 있는 것만 바꾸라는 것이다. 바꿀 수 있는 것만 걱정하라.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바꿀 수 없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할 때 생기는 고통은 내내 나를 괴롭히며 목표와 계획을 쉾게 무너뜨릴 수 있다. 회사가 바꿔주지 않을 일을 불평불만 하기보다는 나를 변화의 중심에 두는 것이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전미옥컨설팅 대표 sabop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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