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벤처연합회, 이사회 총사퇴로 협회 운영 `난항` 예고

 대덕밸리내 벤처기업 모임인 대덕밸리벤처연합회의 내부 갈등이 이사회 임원진 전원 사퇴를 부르며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상황 속에서 그나마 벤처간 가교역할을 했던 연합회 운항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26일 한국과학기술원 동문창업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정기총회’에서는 현 백종태 회장의 신임 여부와 정관 변경 등을 둘러싸고 3시간에 걸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으나 이사진들의 총 사퇴를 끝내 막지 못했다.

 또한 회원사간에는 사퇴한 이사진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비정치적 의미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와 양진영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의외로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날 사태의 발단은 의외로 정치적인 부분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뜻있는 대덕밸리 벤처기업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갈등은 백 회장이 올 초 민주당에 과학기술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다 최근엔 열린우리당에 개인 자격으로 입당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날 행사에서도 드러났듯 임원진은 백 회장의 탈당 여부에 따라 회장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할 만큼 이미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이날 정기총회는 “백 회장이 최근 ‘열린 우리당’ 입당하면서 협회의를 부실 운영했으며 이에 따라 대외적으로도 협회가 정치적 단체로 인식되어가고 있다”는 임원진의 질타로부터 시작됐다.

 이사회측은 “그나마 지난 13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백회장이 ‘정기총회 전까지 탈당계를 작성해 연합회측에 제시키로 한다’는 결의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회장단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회장과 이사진들과의 불협화음 속에 이날 참석한 일부 회원사는 최근의 경기상황 등을 감안해 현 임원진이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사회측의 회장단 사퇴 촉구안을 무마시키고 백 회장의 재신임을 의결했다. 또 협회 정관에 ‘회장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를 삽입키로 결정, 협회의 정치적 성향을 배제키로 했다.

 이날 회원사들은 백 회장과 이사회가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백 회장이 “향후 원활한 협회운영을 위해 새 이사진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피력하자 현 이사진들이 전원 사퇴를 표명, 총회가 일단락됐다.

 이날 참석한 한 회원사 관계자는 “총회가 표면적으로는 공인이어야할 연합회장의 정치활동을 막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부 이사진이 또 다른 정치 세력과 연계돼 현 회장을 궁지로 몰려 했다”며 정치세력의 대리전장으로 바뀐 이날 총회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의 집단 사퇴로 대덕밸리벤처협회는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 이사진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됐다.

 지역내 벤처기업간 결속력과 권익 확보를 위해 결성된 대덕밸리벤처연합회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