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영상 이동통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동기식 IMT-2000(WCDMA) 서비스가 29일 서울을 중심으로 첫 선을 보인다. 아직 전국적인 규모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0년 12월 SK텔레콤(당시 SK IMT)과 KTF(KT ICOM)가 사업자에 선정된지 꼭 3년만이다.
기대반, 우려반 논란도 많았지만 연내 상용서비스 개시라는 일정을 지킨 데 대해 정부는 가슴을 쓸어내렸으며 사업자들은 투자효율성 운운하며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서비스 날짜를 지켰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WCDMA의 최종 고객인 일반 가입자는 아직 이 서비스를 제대로 누려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지국 소프트웨어 안정화가 덜 돼 영상이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무엇보다 단말기가 대량 생산되지 않아 극히 일부 전문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상용서비스가 아니라 시범서비스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고 “책임을 묻자”는 과격한 주장도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주체들이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이통사업자들은 투자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술이 불안정한 데다 듀얼모드듀얼밴드(DBDM) 원칩이 안나왔다며 정부와 장비업체에 책임으로 돌렸다. 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서비스업체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양산 투자가 불가능했다고 항변한다.
반면 정부는 제2의 CDMA 신화를 만들 신성장 동력 산업인데 사업자나 시스템 업체들이 잇속만 차린다고 나무란다.
상용화를 시작한 마당에 이러한 논쟁은 더 이상 의미없다. 제조업체는 물론 사업자들과 정부가 예정보다 늦어진 DBDM 단말기 개발 등 문제점 보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WCDMA서비스가 첫선을 보이는 29일은 지난 3년간 밤잠을 지새운 수많은 우리 젊은 기술인력들의 노력이 어떻게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업자, 제조업체 모두 신발끈을 다시 매는 날이 돼야 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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