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전기업체의 대표 단체인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병설)이 이사장 선임 및 비리 문제 등을 둘러싼 해묵은 내홍으로 일반 조합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병설 현 이사장의 반대파인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회장 양규현·이하 비대위)’는 최근 조합측이 개최한 임시총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임시총회에는 700여개 조합사중 39개사만 참석해 결국 무산됐다.
이번 총회서는 내년에 있을 새 이사장 선임을 위한 ‘대의원총회’의 효력정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현재 전기조합의 이사장은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를 통해 뽑힌다. 그런데 이 대의원들은 사실상 모두 이사장에 의해 임명돼 전체 조합사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비대위측 주장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현 이사장이 마음만 먹으면 영구 집권도 가능한 게 지금의 대의원제도”라고 말했다.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데에는 이병설 이사장 등 전기조합 현 집행부의 책임도 크다. 이 이사장은 조합의 가장 큰 사업인 단체수의계약 배정과 관련, 지난 8월 자신이 경영하는 업체인 아시아계전에 물량을 부당 배정한 사실이 적발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자신의 업체가 배제되는 행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이 때문에 전기조합은 중기청으로부터 특별관리조합으로 지정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단체수계란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필요물품 구매시, 경쟁입찰을 통하지 않고 조합과의 수의계약방식으로 구매하는 일종의 중소기업 보호제도다.
이후 비대위는 이 이사장의 비리와 조합 운영의 합리화를 집행부측에 요구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했다. 급기야 비대위는 지난 9일 이병설 이사장 해임 건의 진정서를 중기청과 기협중앙회에 공식 접수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진정서를 통해 비대위측은 “조합 이사장은 조합원의 임시총회 참석을 갖은 편법을 동원해 방해하고 재임기간중 수많은 비리와 불법을 저질러 조합을 파행 운영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진정서는 조합원 76명의 명의로 접수됐다.
비대위 관계자는 “진정서를 접수시키며 정부기관 감독하의 중립적 임시총회 개최를 중기청에 요구해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있을 중기청 회신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업계의 일반적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내 반목과 그에 따른 무관심의 폐해는 결국 일반 회원사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양측간 화해를 촉구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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