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니아]리니지2 `지존` 최규남씨

 ‘리니지2’의 오픈 5개월 만에 70레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유저가 탄생했다. 계산상으로는 지난 5개월간 하루 평균 20시간 이상을 쉬지않고 사냥을 해야 가능한 레벨이다.

 주인공은 1서버에서 ‘아키러스’라는 실버레인저 캐릭터를 키우고 있는 최규남씨(33). 놀랍게도 그는 서울에서 2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가였다.

 “개인사업을 하다보니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됐어요. 주변에서 사촌동생을 비롯해 게임에서 알게된 여러 동생들이 도와줬어요.”

 그는 ‘리니지2’를 1차 클로즈드베타서비스 때부터 해온 골수 마니아다. 그러다 보니 클로즈드베타서비스 때 안해본 캐릭터가 없다. 자연히 캐릭터와 사냥터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남들보다 빠르게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5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아키러스’ 한 캐릭터만 집중적으로 키웠다”며 밝힌 그의 소감은 “동생들과 함께 바람을 쐬고 싶다”는 것. 전서버를 통틀어 최고 레벨에 오르기까지의 어려움이 어땠는 지를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말이다.

 사실 그는 지난 5개월간 하루 평균 20∼22시간을 게임에 투자해 왔다. 단순히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으로만 보면 그는 엄청난 게임 중독자다. 그렇지만 그는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취미로 즐기고 있을 뿐”이라며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폐인’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실제로 그는 젊은 나이지만 상당한 재력을 갖고 있는 개인사업가로 얼핏 연상되는 게임중독자는 아니다. 더구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외식업소를 바탕으로 관광호텔을 지어 관광사업에 나서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게임을 안할 때보다는 사업을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게임을 통해 많은 즐거움을 얻고 있어요. 특히 같은 혈맹원들과 나이와 직업을 떠나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는 게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고 자랑한다. 그런 만큼 게임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게임 내의 혈맹은 직업과 나이 및 사는 곳은 서로 달라도 같은 취미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동호회예요.” 독신주의를 고집하며 사업에만 몰두해온 그에게 있어서는 게임 내에서 알게된 혈맹원들과의 만남이 유일한 낙이었다.

 지금도 최강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용의 계곡’, 깊숙한 곳에서 밤늦게까지 사냥을 즐기고 있는 그는 어쩔수 없는 게임마니아다. 그렇지만 그는 동시에 “내년부터는 게임 시간을 줄이고 새로운 사업준비에 나설 생각”이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건강한 사회인이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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