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연중 최저치 기록
코스닥시장의 시가 총액 1위 기업 KTF가 내년 상반기 거래소시장 이전 계획을 내놓고도 주가 견인에 실패했다.
KTF는 22일 내년 상반기 거래소 이전 등 적극적 주가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내용은 올해말 부채비율 요건을 최대한 맞춰 내년 상반기 중 거래소로 이전한다는 계획과 함께 올해 순이익의 35%를 재원으로 활용하여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구체적 주주가치 극대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날 KTF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최근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 코스닥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던 자사의 주가가 2만원 밑으로 하락한 데 따른 적극적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초 취임한 남중수 대표로서는 CFO출신으로 첫 연말 주가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책에도 불구하고 KTF 주가는 이날 3.85% 하락한 1만8750원에 그쳤다. 게다가 5일 연속 하락세로 1만9000원선마저 무너졌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거래소 이전으로 외국계 펀드에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회사가 적극적인 주가 관리 의지를 내비친 것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그러나 “번호 이동성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자사주 매입 시기가 내년 이후로 이월되는 것 등 단기적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또 “번호 이동성에 따른 초기 대응도 LG텔레콤에 뒤쳐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연구원은 “거래소 이전을 위해서는 올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거래소 상장기업(금융제외) 평균 부채비율의 1.5배 이내여야 한다”며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170%이고 번호이동성 관련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까지 감안할 때 KTF의 거래소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동의 ‘넘버원 1’ KTF가 거래소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1위는 이전 3위권였던 하나로통신이 될 전망이다. 시가총액 2위였던 기업은행이 이미 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오는 24일 거래소 상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사는 하나로통신의 뒤를 이어 LG텔레콤, NHN, 옥션, 다음, 레인콤 등이 포진하게 된다.
시가총액 상위사들의 ‘탈 코스닥’으로 골머리를 썩어왔던 코스닥증권시장은 이번 KTF의 이전 계획으로 또 한번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은 9일 종가기준으로 KTF의 시가총액은 3조7272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39조8320억원의 9.35%를 차지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5.62%였던 기업은행도 이미 거래소행이 결정된 상황이다. KTF와 기업은행을 합친 시가총액은 5조966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비중이 15%선에 육박한다.
올해 코스닥을 떠나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은 태경화학(1월28일) 엔씨소프트(5월22일) SBS(6월25일) 강원랜드(9월4일) 이수페타시스(10월7일) 등 5개사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