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일”
방송통신계는 16일 귀국하는 디지털TV(DTV)해외조사단의 단일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이러한 반응을 보였다.
해외조사가 양측 입장의 단순한 봉합 차원에서 이뤄져 조사 이후에도 입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해외조사단이 소모적인 논쟁에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했으며 국민들에게 쓸데없는 혼란만 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사건건 대립=양측의 갈등은 조사 초기부터 삐그덕거렸지만 호주 조사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측이 HD(고선명)TV의 이동수신이 가능하다는 호주 조사를 위해 합의한 조건은 호주 현지에서 시판되는 상용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연하는 것이었으나, 문제는 HDTV 이동수신용 셋톱박스가 현지에 없었다.
방송노조측은 대만에서 시판되는 다이버시티안테나(안테나 수신칩이 2개 내장된 것)가 장착된 셋톱박스로 시연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으나, 정통부 및 가전사 측은 시연장소에 대해 반발, 예정에 없던 곳으로 이동하자 수신이 제대로 안됐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이와 별도로 현지에서 구입한 HDTV 고정용 셋톱박스로 시연한 결과, HDTV가 거의 수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송노조측은 “정통부가 조사단의 공식적인 시험 방식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으로 실내 수신용 안테나를 장착한 채 측정한 결과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통부측은 “애초 합의사항은 현지 판매 제품으로 시연하자는 것인데 현지에서 팔리지도 않는 장비로 시연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으며,현지 판매가 없다는 것은 HDTV 이동수신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미국 ATSC 방문에서도 대립했다. 방송노조측은 유럽방식의 우수성을 주장한 싱클레어방송그룹측의 입장을 두둔했으며, 정통부측은 싱클레어방송그룹이 미 FCC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으나 현재는 FCC에 백기를 들고 정책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마지막 조사국인 일본에서도 NHK 방문 건을 놓고 한차례 진통을 겪었다.
◇감정 대립만 심화=전송방식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키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해외 현지조사가 되레 갈등만 증폭시켰고, 문제 해결 시점만 늦춰놓았다.
단일 보고서 채택을 놓고도 양측의 실랑이가 예상되며 현재로선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양측은 이러한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겨 감정대립도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효성 방송위 부위원장은 “정통부가 조사단의 공식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한국에서 미리 정통부측의 견해만을 언론에 부각시켰는데 이는 공동 조사의 원래 목적을 훼손시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측은 “조사결과에서 명백히 드러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공동조사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그대로 공동조사에 따른 단일 보고서 채택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효성 부위원장은 “귀국하는 대로 방송위와 정통부, 기술 실무자들이 최대한 빨리 공동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으며, 류필계 정통부 전파방송관리국장은 “방송노조측을 계속 설득해 서로 합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 차이는 물론 감정싸움이 더해진 상황에서 조사 결과와는 다른 형태의 타협이 있지 않는 한 전송방식 논란 조기 종식은 쉽지 않다는 게 방송통신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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