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SAP, `남의 떡`이 커 보여서…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SAP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정면충돌을 눈앞에 두고 있다.

C넷은 두 회사가 표면적으로는 서로 “경쟁상대가 아니다”고 밝히고 있지만 서로의 영역을 점차 잠식해감에 따라 향후 대회전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2년전 전문업체 인수를 통해 전사적자원관리(ERP)시장에 뛰어들었던 MS는 영역확대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세계최대의 기업용 SW업체인 SAP를 압박하고 있다. SAP도 비밀스럽게 MS의 유통채널 확보에 나서는 한편 MS가 정조준하고 있는 중소기업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MS를 자극하고 있다.

◇MS-SAP 전면전 전조?=연간 1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 사무기기제조업체 에셀트는 최근 MS와 5년간 1000만달러에 달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물론 가격을 내세워 이뤄진 거래였지만 예전 같으면 SAP와 자동적으로 이뤄졌을 거래였다. 시장이 술렁인 것은 물론이다.

 ◇새 전선 형성=두 회사는 이미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MS는 2년전 ERP 시장에 참여할 당시만 해도 “오랜 동지인 SAP, 피플소프트, 시벨과 겨루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SAP의 주 무대인 대기업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MS는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SAP도 MS가 원래 노렸던 중소기업 시장에 차츰 눈을 돌리고 있다.

 MS는 지난 6월말 끝난 2003회기 중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5억6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4회기에는 이를 7억달러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5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MS는 이 분야에 대대적인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어서 SAP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연 매출이 78억달러인 SAP는 지난 30년간 주로 대기업용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주력, 업계 정상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SAP는 이미 수년 전 이 시장에서 눈을 돌려 MS가 주력하고 있는 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SAP는 이를 위해 연 매출이 10억달러 미만인 기업용인 ‘SAP 올 인 원(SAP All -In -One)’과 직원 150명 미만 기업용인 ‘비즈니스 원(Business One)’이라는 제품을 각각 선보였다. 또 MS의 유통 채널을 끌어들이기 위해 비밀스레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4500개의 소프트웨어 대리점을 갖고 있는 MS는 SAP에 비해 탄탄한 유통망이 자랑이다.

◇경쟁관계 부인=아직까지 두 회사는 경쟁관계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MS는 “2만7000개 이상의 SAP 제품이 윈도 플랫폼에서 돌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이 수가 더 늘어나길 원한다”며 SAP가 자극받을 것을 경계하고 있다. SAP 측도 “MS는 우리의 위협이 아니다”며 확전을 꺼리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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