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기술지주회사 실현 목표 변신

교육 솔루션·게임 시장도 진출 선언

 한글과컴퓨터가 소프트웨어 기술 지주 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6월 프라임산업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재도약을 선언했던 한컴은 불과 6개월만에 온라인게임, 교육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소프트웨어업체들을 인수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며 소프트웨어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프라임산업이라는 자본력있는 대주주를 확보했고 사옥 매각, 유상 증자 등으로 370억원 가량의 현금을 마련해 자체적인 자금 유동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한컴오피스2004’를 출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대등한’ 경쟁을 선언한 한컴은 이제 오피스프로그램 분야뿐 아니라 기술 지주회사로 다양한 품목을 확보해 종합 소프트웨어 회사로서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창립멤버들, ‘헤쳐 모여’=기술 지주회사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한컴의 첫번째 전략은 충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한컴은 우선 소프트웨어 업계 각 처에 흩어져 있는 한컴의 옛 기술진을 불러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창업 당시 이찬진씨와 공동으로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을 개발했던 박흥호 전 나모인터랙티브 사장이 지난 8월 부사장 겸 CTO로 한컴에 합류했다. 박흥호 부사장은 한컴 전체의 기술개발업무를 총괄하면서 동시에 한컴 자회사인 게임업체 고누소프트의 대표이사로서 한컴의 게임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한컴은 박 부사장에 이어 역시 한컴의 창업 멤버였던 정내권 엠트레이스테크놀로지스 사장 영입을 추진중이다. 정내권 사장은 한컴을 나와 지난 2000년 무선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엠트레이스를 설립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 및 PDA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으로 구성된 엠트레이스는 2001년 한글과컴퓨터와 계약을 맺고 ‘한글 워디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의 영입이 성사될 경우,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했던 기술인력들이 정 사장과 함께 귀환, 기술진이 한층 두터워질 것으로 한컴은 기대하고 있다. 박흥호 부사장, 정내권 사장뿐 아니라 일각에서는 박상현 한컴리눅스 사장 등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컴은 창업 멤버뿐 아니라 새로운 인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워드프로세서뿐 아니라 종합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포섭하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 한컴은 이에 따라 지난달 오피스 경쟁업체인 씽크프리를 인수하면서 강태진 전 씽크프리 사장을 자회사인 한컴 씽크프리의 CEO로 선임했다.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한컴이 향후 추진할 신규사업들 역시 되도록 그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전문가들을 우선적으로 등용하겠다”고 말해 지속적으로 새 인재들을 확충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5년내 1000억원대 SW 회사 만든다”=한글과컴퓨터는 내년까지 3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5년내 1000억원대 소프트웨어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워드프로세서와 오피스 프로그램 등 기존 제품군만으로는 실현하기 벅찬 일. 한컴은 그래서 요즘 ‘팔 게 없다’는 고민을 새롭게 하는 중이다.

 매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한컴은 향후 2∼3년동안 몇 가지 굵직한 신규 사업에 진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한컴은 지난달 ‘한컴이지샘’ 솔루션을 출시하고 교육용 솔루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비슷한 시기에 방문교육사업인 ‘한컴CQ교실’을 시작해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한컴은 지난 8월 박흥호 부사장 영입과 함께 고누소프트를 인수하면서 게임 시장 진출 채비를 갖췄다. 최근 오피스업체인 씽크프리를 인수한 한컴은 자회사 한컴씽크프리와 한컴 미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이를 거점으로 내년부터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표계산프로그램 넥셀 개발업체인 넥스소프트, 보안업체인 하우리, 리눅스업체인 한컴리눅스도 한컴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를 검토중인 회사들이다.

 백종진 사장은 이에 대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를 위해서는 작은 규모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뭉쳐 통일된 전략으로 외산업체와 동등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며 “한글과컴퓨터라는 우산속에 다양한 소프트웨어업체들을 끌어안아 기술지주회사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조윤아 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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