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반도체기업 장수 CEO가 이끈다

 매년 최고경영자(CEO) 교체설이 나도는 타분야 외국계 기업에 비해 반도체 분야 CEO들이 외국계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공급하도록 본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5년 넘게 장수하고 있다.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코리아의 한병돈 사장을 비롯해 ARM코리아의 김영섭 사장, TI코리아 손영석 사장,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의 김덕중 사장, ST마이크로코리아 이영수 사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1994년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코리아를 창립한 한병돈 사장은 9년째 한국 지사를 맡고 있다. 한 사장은 지사 설립 이후 본사 주력 제품인 MCU를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고 2000년 기준으로 4억3000만달러로 추정되는 국내 마이크로 컨트롤러 시장 중 2억2000만달러의 8비트 시장에서 13%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사장이 설립한 한국 지사는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의 아시아 지역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김영섭 사장은 7년째 ARM코리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 등을 통해 선발된 다른 외국계 회사 사장과 달리 김 사장은 ARM 본사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을 직접 홍보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런 적극적인 자세를 인정받은 김 사장은1997년 6월 ARM코리아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ARM코리아와 중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 3개 법인의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사 설립 첫 해 3억원이었던 매출을 지난해 35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ARM의 아태지역 진출 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TI코리아의 손영석 사장은 1983년 반도체 영업부장으로 TI에 입사한 후 1997년 사장으로 취임해 6년간 TI를 이끌고 있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TI코리아로 옮긴 후 주력 제품인 비메모리 반도체 신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반도체응용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국내외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펼쳤으며 이를 통해 DSP 및 TFT LCD산업에서 기술 발전을 주도했다. 손 사장은 현재 제어 제품사업부의 국내 현지 공장 건설에 힘을 쏟고 있으며 미국 본사로부터 외자 및 설비 투자 유치에 나서 올해만 약 49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1999년 삼성전자 전력전자사업부가 페어차일드로 합병될 때 사장으로 취임한 김덕중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 사장과 이영수 ST마이크로 사장은 각각 5년째 한국 지사를 맡아왔다. 고전압 전력 트랜지스터와 전력 MOSFET, 모터드라이버 IC 등 신제품 개발 총책임자로 근무했던 김덕중 사장은 페어차일드의 차세대 제품 개발의 핵심 브레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영수 사장은 국내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공급, 한국 시장에서 전세계 ST마이크로 전체 매출 증가율 60%를 넘어 70∼80%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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