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겨울은 경영진 교체 계절

산업 특수성과 주총시즌 복합 작용

 “겨울은 게임업계 경영진 물갈이 계절?”

 게임업계에 경영진 자진사퇴와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온라인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 CR소프트 등 대표이사가 줄줄이 바뀐 데 이어 국내 X박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승우 상무도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게임업체와 합병한 아케이드 게임업체 이오리스와 퓨센스의 경영진 교체설도 솔솔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크고 작은 게임업체의 경영진 교체까지 합치면 게임업계에 불고 있는 인력교체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겨울에도 엔씨소프트 송재경 사장이 독자 노선을 선언하며 퇴사했으며 그라비티도 김학규 개발이사 등 경영진이 물갈이되면서 현 정휘영 대표이사 체제로의 변화를 꾀했다.

 겨울 시즌마다 계속되는 게임업계 경영진 대폭 교체 바람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산업의 특수성과 주총 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퇴사를 감행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라비티 정휘영 사장은 “겨울시장은 게임업계의 최대 대목인 만큼 경영진 스카웃이 활발한 반면, 주주총회 시즌과 겹쳐 실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퇴진 요구도 활발히 일어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국MS에서 일반유통사업부(HED:Home&Entertainment Division)를 담당하던 이승우 총괄상무는 연내 업무를 마무리짓고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디오 게임기 X박스 등 국내 게임부문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 상무가 사퇴하게 됨에 따라 한국MS는 고현진 전 사장과 HED 총괄이사 모두 공석인 상태로 회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전문경영진 영입이라는 명분을 걸고 경영진을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달 29일 최웅 부사장을 사장자리로 끌어올려 이종현·최웅 공동경영체제를 발표한지 5일만에 최웅 대표 단독체제로 바꿨다. 이종현 전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를 사임하며 중국업무에 주력하겠다”며 “최웅 대표는 전문경영인으로 액토즈소프트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R스페이스도 최근 전문경영을 표방하며 미리내엔터테인먼트 정철화 이사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미리내엔터테인먼트는 정 이사가 CR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부사장, 전무 등 이사진을 새롭게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이드 게임업체 이오리스와 퓨센스의 경우는 게임업체와의 M&A(인수·합병)로 경영진이 바뀌는 경우다. 이오리스는 최근 모바일게임업체 엠드림과의 합병으로 현 전주영 사장과 엠드림 최종호 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켰으며 온라인게임업체가 나코인터렉티브가 사실상 인수한 퓨센스는 오는 12일 주주총회에서 홍문철 나코인터렉티브 이사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할 전망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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