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하드디스크형 MP3P 3종-제품별 특성

 ◆ 아이리버 : IHP-120

 MP3CDP에서 시작해서 메모리타입의 제품까지 성공적인 제품 라인업을 만들고 있는 아이리버에서 선보인 하드디스크형 제품이 IHP시리즈다. 그 가운데 IHP-120은 2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제품이다.

 하드디스크를 쓰는 제품답게 메탈감각의 실버톤이 조금은 묵직한 느낌을 준다. 각진 형태이면서도 라운드처리로 부드러움도 느낄 수 있다. 1.8인치급의 넉넉한 LCD를 갖춘 것이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다.

 아이리버 제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조이스틱버튼은 제품 가운데 넉넉하게 자리잡고 있어 대부분의 작업을 이 조그마한 버튼으로 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각종 커넥터는 제품의 위쪽과 아래쪽에 나뉘어 있다. 위쪽에는 전용 리모컨을 꽃을 수 있는 포트가 마련돼 있다. 물론 이어폰기능도 겸하고 있다. 라인 인·아웃 단자에 광입출력단자를 함께 갖추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이 제품이 MD 등의 광입출력을 그대로 녹음할 때 쓸모있는 단자다. 아래쪽에는 어댑터와 USB를 연결하는 단자가 있다. 리튬폴리머배터리는 분리되지 않기에 어댑터를 연결해서 충전한다. USB는 대용량 파일을 주고받기 쉽도록 USB 2.0까지 쓸 수 있다. 전체적으로 메탈릭한 감각과 아이리버 제품다운 분위기를 그대로 볼 수 있다.

 하드디스크타입이 되면서 리모컨을 다시 볼 수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의 아이리버 MP3CDP타입과 매우 비슷하다. 선의 길이도 적당하고 조작도 쉬우며 LCD창의 크기 역시 넉넉한 편이다.

 함께 들어있는 젠하이저 PX100은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이라고 해야 옳은 제품이다. 한동안 유행하던 백폰이 아니라 전통적인 디자인의 헤드폰인데, 편의성이나 음질에서는 이어폰과는 수준을 달리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다양한 기능은 LCD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멀티코덱 제품답게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장점. 하드디스크 타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반드시 갖춰야할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2000개의 폴더와 9999개의 파일을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 음악정보(ID3 Tag)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까지 갖춰 가수별로 앨범별, 또는 장르와 파일이름으로 탐색조건을 설정해서 수천 곡의 음악 가운데 원하는 곡을 빨리 찾아 들을 수도 있다.

 단순한 음성녹음을 넘어서 라인인과 광입력까지 녹음할 수 있는 디지털녹음기 기능도 갖추고 있다. 물론 마이크도 달려있어 녹음 볼륨도 조절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아이리버라는 이름값은 충분히 하는 사양을 갖추고 있다.

 

 ◆ 제이씨현 : 노매드 쥬크박스 Zen NX

 사운드카드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에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는 스피커를 비롯해 비교적 일관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MP3플레이어다.

 대부분의 하드디스크 타입 MP3의 단점 아닌 단점은 디자인에서 아무래도 투박스럽다는 것이다. 이 제품 역시 사각형의 조금은 무심한 디자인이지만, 대신 화이트컬러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품의 단점이자 약점으로 리모컨이 없는 것을 꼽을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조작성은 어느 제품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능 좋은 이어폰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하드디스크를 쓰는 MP3플레이어의 또 다른 약점으로는 전원을 들 수 있다. 본디 노트북 등에 쓰일 요량으로 만든 하드디스크인 만큼 전력소비량은 일반적인 메모리에 비해서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용량배터리를 아예 내장하는 형태인데 이 제품은 매우 보기 드물게 분리형 배터리를 쓰고 있다.

 물론 전용 타입임으로 하나 더 가지고 다니면서 충전해서 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6V 리튬이온배터리를 분리형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AA타입 배터리 하나로 무려 30시간을 연속 재생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저전력설계가 돋보이는 메모리형 MP3플레이어나, 50시간을 넘어서는 일본산 MD(Mini Disc) 플레이어에 비해서는 그리 넉넉한 사용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규격표에는 대략 14시간을 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외산제품들과 달리 이 제품은 영어는 물론 한글 표시도 매끄럽게 처리하고 있다. 한글을 표시한다고 하더라도 어색하게 보이는 일부 제품들과는 구분되는 점이다.

 대신 백라이트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이는 아무래도 전력소비량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밝은 백라이트는 그만큼 전력소비량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LCD창의 크기와 표시상태는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LCD창 역시 그리 크지는 않다는 점도 그렇다.

 이 제품에 쓰인 EAX라는 음장효과가 그 호평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MP3플레이어 같은 음향기기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어쨌거나 사운드블라스터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반가운 효과임에는 틀림없다. 각종 음장효과도 매우 풍부한 편이다.

 ◆ 두고테크 : 애플 슈퍼슬림 iPOD

 하드디스크형 MP3플레이어의 원조를 꼽는다면 이미 제법 오래 전에 선보인 애플 i팟(POD)을 빼놓을 수 없다. 애플다운 디자인과 독특한 기능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iPOD가 시대에 맞게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 것이 슈퍼슬림 iPOD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멋진 디자인은 더욱 강조하면서 더욱 얇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구형 i팟이 다이어트를 한 인상을 준다. 그 가운데서도 백미는 PDA나 휴대폰처럼 도크 시스템을 써서 충전과 전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도크는 IEEE1394나 USB 2.0을 써서 데이터를 전송하며, 특히 IEEE1394와 연결하면 충전도 할 수 있다. 심지어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는 오디오 라인 아웃 단자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이다. 다른 제품들이 USB를 기반으로 하는데 비해 IEEE1394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은 역시 애플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셈이다.

 순백색의 간결한 디자인에, 맥은 물론 윈도를 기반으로 하는 일반 PC에서 문제없이 쓸 수 있다. 포장마저도 애플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차별화된 박스 디자인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다른 특징은 조작에 있다. 단지 멋진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의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다. 보통 다른 MP3플레이어와는 달리 앞쪽에 있는 원형버튼은 각각의 기능을 하는 기능버튼과 선택버튼 역할을 하는 가운데 버튼으로 나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정지 버튼이 없다는 점인데, 일시 정지한 다음 잠시 지나거나 일시정지버튼을 길게 누르면 꺼지도록 돼 있다.

 배터리는 내장형 리튬 폴리머 배터리로 쓴다. 완전 충전에는 약 3시간이 걸리며, 1시간 급속 충전기능으로 배터리 용량의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 다른 자랑거리로 LCD창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2인치 LCD는 거의 PDA급 수준의 밝기로 매우 보기에 시원하다. 외산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한글지원을 한다는 것도 자랑거리다. LCD와 함께 버튼에 붉은 빛이 들어와 멋을 더한다.

 메뉴는 시계나 오거나이저, 주소록, 달력, 심지어 게임까지 담고 있다. 반면 MP3플레이어라면 많은 제품들이 갖추는 부가기능인 FM라디오 청취나 음성 녹음기능 같은 좀 더 음향기기에 어울리는 부가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20여 가지의 음장효과를 갖춰 풍부한 음향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장점이다.

 ◆ 기능별 비교분석

 1. 재생시간 테스트

 실제로 MP3 플레이어를 쓸 때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용 시간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연속 재생할 수 있는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실험에 쓰인 제품은 노매드 쥬크박스 ‘Zen NX’ 한 제품을 빼놓고는 모두 전지 내장형으로 전지를 바꿀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충전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면 전지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게다가 하드디스크를 이용하는 까닭에 아무래도 전지소모량은 상당하게 마련이다.

 실험방법은 실험 하나에서 전송한 MP3파일을 모두 옮긴 다음 볼륨을 최대로 하고 전송을 시작했다. 여기서도 제품마다 출력치가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최대 볼륨으로 진행했다. 5시간까지는 1시간마다, 그 후부터는 15분마다 제품 상태를 살폈다.

 모두 표시된 시간만큼은 쓰지는 못했다. 이는 최적상태의 최장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어서 당연한 일이다. 아이리버 IHP-120과 노매드 쥬크박스 Zen NX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교적 넉넉한 재생시간을 보이고 있다. 애플 아이포드의 재생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은 아무래도 크기가 작아 배터리도 작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제품과는 달리 IEEE1394케이블로 충전할 수 있어 컴퓨터 주위에서는 언제나 충전할 수 있다.

 2. 음질

 음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퀄라이저모드는 노멀로 했으며 각종 특수효과 역시 생략했다. 또 기기에 포함된 이어폰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재생음악은 모두 128kbps의 MP3파일로 최신 가요, 팝송, CF 등에 쓰이는 경음악, 클래식 소품 등 모두 10곡을 들었다. 물론 실험에 참가한 MP3플레이어는 지금까지 어떤 MP3플레이어보다 한결같이 음질들이 좋았다. 게다가 MP3음질의 절대적인 차이를 만드는 이어폰 역시 한결같이 좋아진 것도 장점이다. 5명의 테스트팀이 평가한 결과 음질에서는 적어도 별 4개 이상의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아이리버 IHP-120의 음질이 좋다고 평한 이들이 많았는데, 이는 메커니즘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만큼 번들로 함께 담긴 이어폰이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3. 조작성

 MP3플레이어는 휴대형 음향기기이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조작편의성이 MP3플레이어에서도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5명이 직접 조작을 하면서 기능을 알아봤다.

 아이리버 IHP-120의 경우 비교적 친숙하면서도 직관적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는 아이리버가 모델을 바꾸면서도 비교적 일관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과도 통함이 있을 것이다. 노매드 쥬크박스 Zen NX의 경우 실험에 참가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리모컨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애플 아이포드의 경우 평가가 엇갈렸다. 리모컨 대해서는 한결같이 좋은 평가였지만 독특한 버튼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때문에 평가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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