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시장서 HP 등과 일전 별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의 흑백레이저프린터 세계 시장점유율 변화 지난 10여년간 삼성전자의 프린터 사업은 만성 적자였다. 프린터 산업의 특성상 개발 및 생산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수출이 감당하질 못해서다. 자가 브랜드 수출 정책으로 돌아서며 2000년쯤 흑자를 냈을 때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설움을 떨쳐 낼 수 있었다는 후문이 있다. 적자 사업이란 오명을 벗어 버린 것도 그렇지만 현재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삼성 휴대폰 사업이 예전에는 정보통신이란 명칭으로 하나의 사업부로 묶여 있다 분리된 터라 그동안 프린터 사업부는 묘하게 비교돼 왔다.
그동안 쌓인 오기 탓일까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이 해마다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흑백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2000년 MS(시장 점유율) 2%, 2001년 5.5%, 2002년 9.6%를 달성한 삼성전자가 올해는 MS 1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시작 20년 만에 첫 MS 10% 돌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80만대로 추산되는 올 세계 흑백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16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여 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4만8500대의 흑백 레이저 프린터를 판매한 바 있다.
프린터, 스캐너 등 이미징 관련 조사 업체인 리라리서치의 세계 흑백 레이저 프린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삼성전자는 94만8500대로 MS 순위에서 HP, 렉스마크에 이어 3위였다. 574만 7600대(MS 58%)를 판매한 HP가 부동의 1위였고 미국 렉스마크사가 113만7900대(11.5%)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60만대를 팔 것으로 추산한다. 올 세계 경기가 전반적인 악조건 속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흑백 레이저 프린터 시장은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조금 못 미치는 980∼99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160만대 실적은 지난해 렉스마크 실적을 능가해 세계 2위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년 전부터 OEM을 탈피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그동안 HP 등과 같은 선두 업체들의 영향력이 덜 한 시장을 집중 공략해 왔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에콰도르, 크로아티아 등에서 올해 MS 1위에 오르고 중국, 인도 등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HP, 렉스마크, 브라더 등 레이저 프린터 본토 업체들과 본격적인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2007년 세계 톱3 프린터 메이커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HP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와야 하는 때가 됐다. 세계 프린터 시장은 매년 1000억달러 내외로 큰 성장이나 감소가 없는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