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가 26일 발표한 ‘해외제조업 투자 실상 및 실태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해외투자로 인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주위의 우려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조사에 응한 많은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해외이전을 늘리고 이에 따라 국내공장을 점차 축소하거나 폐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대답해 제조업 공동화에 대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제조업 투자 현황=이번 조사에서 해외 제조업 투자는 작년에 전년대비 58.9% 감소한 15억4000만달러에 그쳤으나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고 특히 대중국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9월 현재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1% 증가한 10억3000만달러가 투자됐고 대중국 투자는 69.8% 증가한 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투자가 5억9600만달러(57.6%)를 기록하면서 대기업의 해외 투자 3억7700만달러(36.5%)를 앞질렀다.
△투자 행태=해외 투자후 12.3%가 국내공장을 폐쇄했고 85.5%는 국내 공장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면서 생산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신발가죽(32.7%), 섬유의복(27.5%) 등의 경우 폐쇄 비중이 높은 반면 수송기계(2.2%), 기계장비(6%), 전자통신(7.8%), 석유화학(6.2%) 등은 대부분 국내 공장에서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5년내 경영계획=국내 공장을 보유한 모기업의 33.7%는 향후 5년내에 이를 축소하고 8.1%는 폐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55.1%는 유지 또는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결국 모기업의 41.8%가 4년내에 공장을 폐쇄 또는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제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해외 미투자 기업(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2026개 기업중 이미 해외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은 27.3%인 553개로 나타났고 아직 해외 투자를 하지않은 기업(1473개)중 202개사는 향후 해외 투자계획이 있거나 고려중이라고 대답해 전체적으로 37.3%(755개)가 이미 투자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와 대책=기업이 세계화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생존차원에서 최적 생산지를 찾아 이전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체 산업이 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이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것은 문제다. 또 부품·소재 등 생산기반산업과 서비스산업이 취약한 우리 입장에서 사전대응이 미흡할 경우 설비투자 침체, 성장률 둔화,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소득격차 및 동반 부진, 실업증가 등이 우려된다.
따라서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창업을 활성화하고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의 해외 이전에 따른 공백을 메워나갈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차세대 성장동력 발전기반지원,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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