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삼성으로까지 손을 뻗쳤다.
24일 대검 중수부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성전기 본사와 화성시 태안읍 동양전자사무실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이고 삼성의 상징적인 인물인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핵심인사들의 소환계획이 알려지면서 재계와 증권가는 벌집을 쑤신듯 발칵 뒤집혔다.
그렇지 않아도 재계는 손길승 SK그룹회장에 이어 LG와 금호 등 대기업 총수와 핵심임원들의 연쇄소환이 예정된터라 이 파장은 더욱 컸다.
이날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LG그룹주의 몰락에 이어 삼성전자·삼성SDI·삼성테크윈·삼성증권 등 삼성 그룹관련주들이 급락하는 등 긴급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그룹 반응=삼성그룹측은 일단 압수수색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룹과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만을 알 뿐 구체적으로 왜 했는지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주에 이학수 본부장을 소환하는 등 삼성을 조사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굳이 전격적인 결정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어떤 혐의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곧바로 그룹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현재 (그룹차원의) 별도 대책회의는 잡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증권 등 그룹 계열사들도 특별한 대책 마련 없이 관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으며 현재 배경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 의미=검찰이 부당내부거래 또는 비자금 정치권 전달 혐의 등을 포착하고 삼성전기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을 겨냥했다는 데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금주중 예정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의 소환에 맞춰 불법 정치자금의 어떤 단서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런 추측이 사실이라면 파장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그룹측에서 그동안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대외 신인도 등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함께 검찰이 재계의 정치자금에 대해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이번 압수수색이 그룹 총수 등 기업 임직원들을 앞둔 시점에서 본격수사의 신호탄이라는 견해다.
◇향후 전망=재계는 이번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가 국내외 신인도 하락에 막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가 있음을 떠나 조사 자체만으로도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에서 조사해 국내외적으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무리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와함께 11, 12월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기로 여기에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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