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전송속도 등 기대 미흡
정부가 이동통신 기술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관련 산업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비동기식 IMT2000(WCDMA) 서비스가 내달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WCDMA사업권자인 SK텔레콤과 KTF는 내달말께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아래 막바지 점검에 한창이다.
그러나 WCDMA사업자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연내 상용서비스에 나서기는 하나 시장성이나 서비스 품질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사업자와 정부 모두 이러한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업자 서비스 준비 잰걸음=KTF와 SK텔레콤은 내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 KTF는 서울을 비롯해 과천·의왕 등 수도권 8개 지역에서 상용서비스에 나선다. 요금체계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이달말까지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한 뒤 곧바로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KTF는 이 지역에서 지난 9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콘텐츠, 데이터 전송속도 등 서비스 품질이 기대 수준에 못미치기도 했다. 정통부에 서비스 상용화 일정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KTF측은 “도입 초기에는 문제가 있겠지만 노하우가 쌓이면 서비스가 안정되고 시장이 확충될 것으로판단, 일단 연내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도 내달 28일부터 상용서비스에 나서기로 일정을 확정짓고 기지국 정비 등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통부, 연내 상용화 원칙 대로=주무부처인 정통부는 사업자들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내 상용화 방침을 굳힌 바 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최근 “IT분야의 가치사슬 구조를 볼 때 신규시장을 창출하는 데 맨 윗단에서 정부가 할 일이 상당히 많다”면서 “WCDMA도 정부가 앞서 주도하고 산업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왔고 비록 느리게 가고 있지만 (점차 시장이 형성되고 산업화할 것은)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WCDMA가 현재의 어려운 난제들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와 각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상용서비스를 개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과제와 전망=WCDMA 상용화의 가장 큰 문제는 일반 가입자들이 느끼는 차별성과 특장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현재의 cdma 2000 1x EVDO서비스로도 다양한 동영상과 인터랙티브를 충분히 누리고 있는데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가 무엇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술적 안정성이다. 현재 WCDMA 기술력은 단말기보다는 기지국 시스템의 안정성과 호환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데이터 처리 능력도 cdma 2000 1x EVDO 보다 크게 낫지 않은데다 지역을 넘나들 때 전원을 껐다켜야하는(Hand Off)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와 사업자들은 최근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기능을 향상시킨 WCDMA 단말기와 장비 개발을 비롯,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텔레매틱스 서비스 등과의 연계 방안도 추진중이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WCDMA 상용화가 성공을 거두려면 사업자와 장비업체, 정부가 남탓만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장기적 안목으로 기술을 안정화시키고 산업화를 이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