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파장 형광등 밑에서는 TV 리모컨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망된다.
대구에 사는 전모씨(31)는 작년에 결혼하면서 구입한 S사의 55인치 TV를 볼 때 한동안 형광등을 끄고 봤다. 등을 켜면 리모콘이 거의 작동하지 않아 채널이나 볼륨을 조절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야 되는 등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었다.
전씨는 “TV가 고장난 줄 알고 새 모델로 교체받기도 했고, 조명이 삼파장 형광등이어서 그런 것 같다는 AS센터 말에 등도 다른 것으로 바꿔 달아 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며 “비싼 돈 주고 구입한 대형 TV인데 속상하다”고 말했다.
가전업체 및 조명기기 업체들에 따르면 문제의 원인은 삼파장 형광등이 아닌 안정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TV의 리모컨 수신부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기란 형광등에 흐르는 전류가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기로 형광등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필립스전자 기술센터 관계자는 “삼파장 형광등은 코일을 감은 자기식 안정기 대신 전자식 안정기를 전용으로 쓰는데 이 곳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TV 리모컨 수신부에서 주파수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식 안정기는 고주파 전원으로 조명을 점등시키기 때문에 발광 효율, 전력 손실 측면에서 자기식 안정기보다 우수하지만 전자파로 인해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 제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필립스전자측은 덧붙였다.
TV 제조사인 S사 기술센터도 “TV가 문제있지 않느냐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긴 하지만 리모컨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안정기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주파수 대역이 비슷하다 보니 간섭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수십종의 안정기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삼파장 형광등 밑에서 TV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을 때는 삼파장 형광등과 TV를 멀리 떨어뜨려 놓거나 전자식 안정기를 교체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유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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