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등록 벤처캐피털 3분기 실적 호전
지난 상반기까지 대부분 적자세를 보였던 상장·등록 벤처캐피털들의 3분기 실적이 호전 양상을 띠며 벤처 투자 시장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한국기술투자·우리기술투자·동원창업투자 등 주요 상장·등록 벤처캐피털들의 3분기 실적이 호전세로 돌아서면서 4분기 및 내년도 벤처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벤처캐피털들은 3분기 들어 상반기 내내 지속된 적자를 털고 흑자전환에 성공했거나 적자폭을 대폭 줄였으며 향후 코스닥 및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에 따른 매도차익으로 흑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감액손실 처리로 29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김한섭)는 3분기에 50억여원을 포함해 올해 191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달들어 팬택&큐리텔 주식의 조합 보유분 매각으로 실적 호전을 기대하고 있다.
KTB는 팬택&큐리텔 보유주식 3145만여주 가운데 기업구조조정투자조합 보유분 1530만주를 매각, 약 300억원의 기대차익과 함께 감액손실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에 흑자전환까지 기대하고 있다. 특히 3분기 적자는 에스디·디지털대성·티씨케이 등 매도가능 증권을 매각하지 않아 이익계정에 반영되지 않았고 팬택&큐리텔의 보유주식과 함께 토필드·TG인포넷 등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이 임박해 실적호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한섭 사장은 “2년 전부터 추진해 온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되고 바이아웃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3분기까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제 그 터널을 지난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양정규)는 3분기에 13억5000만원의 영업손실과 12억4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상반기의 적자폭을 줄였다. 한국기술투자는 3분기에 투자업체의 기업공개(IPO) 지연, 4분기 코스닥 지수 호전 전망에 따른 기투자 주식 처분연기 등으로 적자를 냈지만 이달초 등록된 오텍은 물론 엠텍비전 등 투자업체의 코스닥 입성과 이에 따른 매도 차익으로 4분기 흑자전환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는 지난 3분기에 투자기업인 아모텍의 코스닥 등록으로 거둔 매도차익(약 17억원)에 힙입어 12억여원의 영업이익과 11억여원의 당기 순익을 기록, 상반기까지의 적자세를 흑자기조로 돌려 세웠다. 이달초 코스닥 거래가 개시된 지식발전소의 지분매각으로 약 28억의 이익을 낸 우리기술투자는 향후 잔여지분 매각을 통해 80억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동원창업투자(대표 김주원)는 2분기에 소폭 적자세를 보였지만 3분기 들어 투자기업인 나노하이텍의 지분 매각을 통해 50여억원의 이익을 내는 등 79억여원의 당기 순익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동원창투는 4분기에도 기업구조조정 사업과 2∼3개 투자기업의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