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양대 CEO 경영성과 관심집중

 삼성·LG 그룹의 정기 인사철이 다가옴에 따라 양대 그룹의 부품사업 수장인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53)과 LG이노텍 허영호 사장(51)의 한 해 경영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 사장과 허 사장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데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한 달 간격을 두고 대표 이사직에 나란히 선임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형적인 규모로 봤을 땐 삼성전기가 올해 약 3조5000억원으로 LG이노텍(약 8500억원)의 4배 가량 돼 직접 비교가 안되지만 양사는 튜너·통신부품·모터 등 특정 시장에서 우리나라 부품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강 사장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휴대폰용 기판에서 1위를 달성하는등 일부 품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고 카메라 모듈·RF복합 모듈·디지털 튜너 등 차세대 성장 사업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특히 0204적층세라믹콘덴서·광기판 등의 선행 기술 개발에 성공, 선진 업체에 대한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강 사장 부임초엔 상당수 임원들이 브리핑을 대충했다가 혼도 많이 났다”며 “과거 사고방식에서 탈피, 획기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디지털 경영을 바탕으로 단기간내 조직의 혁신을 이룩하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강 사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도전과 개척 정신을 토대로 일류기업으로 비상하자는 뜻으로 삼성전기의 로고를 과감히 교체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변모하기 위해 사명도 바꿀 계획으로 네이밍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강 사장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까지 1685억원의 적자를 기록, 올해 흑자전환은 힘들 전망이다. 수익성개선 노력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88.7% 증가한 2091억원 순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강 사장 개인의 역량을 떠나서 삼성카드 증자 참여에 따른 지분평가손실탓이다.

 2년전 40대 연령에 LG마이크론 대표직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허 사장은 작년 2월 부임한 직후 식스시그마를 본격적으로 도입, 적자에 허덕이던 LG이노텍을 흑자로 전환시킨 데 이어 올해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사장은 또 지난 7월께 ‘비전 2010’을 선포하고 2010년에 1등 LG를 달성하는 중장기 전략을 짰다. ‘Customer Leading Technology’ ‘Proactive Marketing’ ‘Global Networking’ ‘Operational Excellence’ 등 4가지 핵심역량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한다는 것. 특히 허 사장은 카메라 모듈과 소형 TFT LCD 모듈을 수종 사업으로 지목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수 있게 끔 핵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2007년 부품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할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이노텍 한 관계자는 “허 사장은 현장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노조원들과 술자리에서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근하게 임직원을 대한 덕분에 직원들이 재미있게 일하면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허 사장 역시 LG이노텍의 로고를 교체하는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기의 모그룹 의존도가 약 40%인 데 반해 LG이노텍의 모그룹 의존도는 약 50%에 육박, 매출 구조가 다소 불안정하다. 따라서 허 사장은 다양한 대형거래선을 확보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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