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사고에 의한 손실률 줄이기 비상
사진;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할인점업계가 고객 절도와 내부자 도난 행위에 따른 피해로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영환경 개선이 여의치 않은데다 도난에 의한 손실률까지 높아져 예방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월마트 강남점의 손실 예방팀이 직원과 함께 도난방지 등을 위한 안전 예방교육과 정기 점검을 하고 있다.
일산에 위치한 A할인점은 도난 사고 예방을 위해 이달 초 폐쇄회로(CC)TV를 10대 가량 더 설치했다. 호기심에 의한 소액도난이 대부분이지만 경기 불황으로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이는 상습적인 ‘도둑’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계산대에서 버젓이 라면박스에 고가의 물품을 담아 계산하는가 하면 유모차를 가져와서 몰래 물건을 숨겨 나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손님뿐만이 아니다. 주말에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계산원이 POS시스템 조작을 통해 3년간 무려 1200만원을 부정 취득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할인점이 고객 절도와 내부자 도난 행위에 따른 피해로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할인점은 대량판매를 통해 마진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어서 도난 사고가 빈번할 경우 이익률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할인점 손실 규모는=할인점의 손실률은 ‘대외비’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시스템상의 오류와 직원의 실수, 내·외부인에 의한 도난 등으로 지점당 한해 매출의 0.1∼0.5%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도난 사고는 대부분 고객에 의한 것이 많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내부자로 인한 손실이 많다는 전언이다. 고객은 CCTV·도난방지시스템 등을 이용해 찾기가 수월하지만 내부자는 시스템을 잘 알고 있어 적발 자체가 쉽지 않다. 할인점은 철저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계산대마다 CCTV를 설치하는 등 각종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손실률 방지책 ‘백태’=도난 방지에 가장 강력하게 대응하는 할인점은 월마트코리아. 이 때문에 월마트는 할인점 중 손실률도 가장 낮다. 대다수 할인점이 경비·보안에 주로 외주 용역을 쓰는 데 반해 월마트는 본사 직속의 손실예방팀을 운영 중이다. 손실예방팀은 고객에게 CCTV가 있다는 작은 안내문을 돌리고 고객과 절도자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5만원 이상을 훔친 사람은 절도자로 분류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손실·보안팀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1명의 정직원이 평균 10여명의 용역 경비와 보안 직원을 관리한다. 내부자 관리를 위한 직원 교육도 병행한다. 적발되면 인사위원회를 소집, 해고도 가능하다.
◇고객의 거부감 최소화=할인점이 손실 예방과 보안을 실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고객의 거부감이다. 실제로 시스템 오작동, 실수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 백화점이 상대적으로 고객감시가 덜한 것도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쇼핑 편의를 우선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이에 할인점은 직원 교육시 감지기가 작동하면 먼저 “손님, 기계 고장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통과해 주십시오”라는 멘트를 잊지 않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임산부·노약자·미성년자는 경찰에 고발하지 않고 물건만 회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원 감시도 마찬가지다. 감시 자체가 불신으로 비쳐질 수 있어 사후 적발보다는 교육을 통한 사전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